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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의 중국인의 언덕(Bukit China)에는 항리포의 우물 외에도 삼포공 사원이 있다. 이슬람은 분명히 유일신을 믿는 나라로 알고있는데 물고기를 위한 사원도 있나? 했더니... 명나라 시절 옛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세운 사원이라고 한다. 삼포공이 뭐냐고? ‘삼포’는 물고기의 이름이고 ‘공’은 관우 공(公), 장비 공(公) 할 때 존칭 ‘공’이다. 이쯤되면 왜 물고기에게 공이라는 칭호가 붙어 사원까지 지어졌는지 궁금할 법도 한데^^a

명시대, 대외 원정에 적극적이었던 영락제는 환관인 쳉호(Cheng ho:정화)에게 7회에 걸쳐서 원양 항해를 명했다고한다. 이때 정화의 함대는 2천 5백톤 정도로 추정되어 지는데, 이는 콜럼버스가 '소위' 신대륙을 발견하러 출발하던 당시 함대의 10여배에 달하는 크기라고한다. 어쨌거나 이 대규모 함대에 교역품과 상인들을 태우고 때마침 말라카를 통과하는데 폭풍우를 만났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에 구멍이 나버려 침몰할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갑자기 삼포라는 물고기가 나타나더니 배의 구멍을 처억하고 막아서 침몰을 막아주는게 아닌가! 이에 쳉호가 얼마나 감격했겠어. “삼포공, 띵호아!, 쉐쉐!” 하면서 만들어준게 바로 이 삼포공 사원이라 이 말씀이다. 에헴!

터무니없다고? 뭐... 하지만 우리 나라에도 그런 설화가 있다. 고구려 주몽이 추격을 받아 위수 강까지 쫓겼는데 자라와 물고기들이 다리를 만들어 주더라 하는...^^

아니면 좀더 현실적인(?) 감각으로 각색하면 이러하다. 쳉호 장군이 배를 타고 말라카로 오는데 방향감각을 잃어 헤매게 되었다. 그러다 결국 식량이 다 떨어졌다. 하도 배를 곯아 굶어 죽기 일보직전 갑자기 삼포라는 물고기가 실수로 뱃전으로 뛰어올랐다 이거지. 그래서 이게 왠 떡, 아니 물고기냐 하고 낼름 먹어치운 쳉호 장군은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삼포야, 너의 그 살어성인(殺漁成仁)의 정신을 잊지 않으마, 흑흑..."하며 말라카에 삼포공 사원을 세웠다는... 우르르... 켁, 돌 날라온다...-_-;;; 아하하, 썰렁한 농담은 이쯤해두고(알긴 아냐…;;;) 삼포공 사원 안으로 들어가보자.


용머리에 사슴 몸통을 가진 기린이라는 전설의 짐승이 그려진 제단 위에 삼포공에게 기원했던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수많은 향들이 꽂혀있다.


그앞에서 이곳을 방문한 중국인들은 중국식으로 향을 사르며 경건하게 소원을 빌고있었다. 왠지 그럴싸해보여 필자도 한번 해보고싶긴 했지만 사이비인게 들통나면 왠지 혼날것 같아서 그만뒀다.^^;


물고기의 신뿐 아니라 여러 신령들도 함께 모시고 있는듯 하다. 그나저나 왼쪽 끝 제단쪽에 터억 기대어 계속 카메라를 의식하는 아주머니.ㅎㅎ;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삼포공! 위에는 대백공(大伯公)이라고 적혀있다. 앞에있는 조그마한 신하들은 관복을 입고있으나 다리가 없고 꼬리부분이 뒤로 말려있는 걸로보아 물고기를 사람으로 의인화하여 나타낸듯하다. 물고기가 관작까지 받고 몇백년에 이어 길이길이 추앙받고 있다니... 왠지 부러운걸? ^^


오래간만에 뒷모습이나마 등장한 필자^^; 우리나라 제사상에는 고기, 과일,떡, 밥 등 다양하게 올라오는데 이곳은 주로 바나나, 파인애플, 용과등 열대과일이 올라오는구나... 하며 호시탐탐 잿밥에 군침을 흘리고있다.ㅎㅎ


원양 항해의 목적은 명나라의 국위를 타국에 과시하고 명나라를 종주국으로 받들게 하려는데 있었고, 정화가 들른 대부분의 나라는 정화에게 설득되어 명나라와의 교역에 찬성하였다고한다. 요즘으로 따지면 정화는 상당히 능력있는 외교관이었던듯. 실제로 삼포공이라는 물고기가 배의 구멍을 막아 정화를 구했는지, 아님 먹거리를 제공(?)하여 정화를 구했는지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원양 항해의 목적이 명나라의 국위와 위상을 타국에 과시하기 위한 부분이 컸다는걸 감안하면... 이를 정당화하기위한 신화 하나쯤은 필요했을지 모른다. 마치 주몽의 경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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