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조흐바르 심사대를 통과해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택시 호객꾼들이 성화다. 이런데서는 주욱 늘어서서 자기들끼리 짜고 바가지 씌우는 사람들이 많다. 귀찮아서 양손을 휘저으며 계속 지나간다. 그중 한 사람이 외친다.

"Where are you going?" 

붙잡히면 괜히 귀찮아진다. 무시하고 그냥 통과하자. 근데 급기야는 뒤를 졸졸 계속 좆아오며 빈정대듯 이렇게 외쳐댄다. 

"Can you speak English?"


이자식들이, 크워워워!!! ^-_-^+

이 사람들이 지금 장난하나, 벌억!하마트면 발끈할뻔했지만 발끈해봤자 어쩌랴, 임창정이 아닌 이상 16대일로 싸우고 살아남기는 아무리 필자라도 조금 힘들다...-_-;;; (조금 힘들까...;;)

부두(Seaport)는 쇼핑센터와 연결되어있었는데 택시 타는 곳을 몰라서 한참을 헤맸다. 한참을 같은 곳을 뱅뱅 돌다가 입구에서 무전기를 들고 얼쩡거리는 사람이 뭔가 있어보이길래 다가가서 물어봤다.

"Excuse me, Sir. Could you tell me how to get to the taxi stand. please?"

그러자 그 사람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어물대며 말했다.

"Go Strait... and right... left..."

간단해도 무슨 뜻인지는 다 알아들겠다. 땡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Taxi Stand로 갔다.


그곳에선 택시 기사들이 잔뜩 모여서 운행할 생각은 안하고 벤치에 기대서 자는 사람, 담배피는 사람, 시시덕대며 노는 사람 등 가관이다. 지내들끼리 담합할까봐 위에서도 그냥 뿌리쳤는데 이럴꺼면 위에서 그냥 탈 걸 그랬다. 망설이며 주춤주춤 다가가자 그중에서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레이시아어로 뭐라고 한다. 영어로 말해달라니까 진짜 알아듣기 힘든 영어로(;;;) 어디 갈꺼냐고 묻는다. 익스프레스 버스 터미널로 간다니까 놀고 있던 기사 중 한 명을 지목하며 타란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택시에 탔는데 택시 기사가 말레이어로 뭐라고 한다. 내가 영어로 해달라고 말해도 지 할 말만 지껄이더니 택시를 출발시킨다. 다행히 미터기가 켜져 있길래 바가지야 씌우겠느냐는 생각에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렇다! 어느 가이드북엔가 미터기를 킨 사람은 양심 운전수라고 했다...ㅋㅋㅋ 택시가 달리는 중에도 나와 사촌 동생은 걱정이다. 말레이시아는 택시 바가지가 심하다던데 미터기는 켰으니 됐고 혹시 이 자식이 우리 길 모른다고 뱅뱅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10분이 조금 지났을까.. 멀리서 버스 터미널이 보이자 우리는 안심했다. 택시기사는 친절하게도 내려서 뒤 트렁크의 짐을 꺼내주기도 했다. 이 자식 알고보니 괜찮은 녀석이구나.. ㅎㅎ  그리고는 그 사람은 내게 손을 내민다. 미터기에 12RM라고 적혀있다. 익숙하지 않아 어린 시절 부르마불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 돈 같은 말레이시아 화페를 꺼내들고 세서 내밀었다. 그러자 머리를 흔들면서 아니란다. 아니긴 뭐가 아니냐고 영어로 따지졌으나, 계속 말레이어로 뭐라고 지껄인다. 그러더니 아주 친절하게도(?) 주머니 속에서 자기 돈을 꺼내서 하나둘 세어보여준다.

"Satu, Dua, ... , Se puluh, ... , Dua puluh, ... ,dua puluh lima..."
(하나, 둘, ... , 열, ... , 스물, ... , 스물다섯)

"음... 그렇군 스물 다섯이군...^^"

"...(멀뚱멀뚱)"

"음....(역시 멀뚱멀뚱)" 

(갑자기 화를 내며) 벌억! 이 자식이 누굴 호구로 아나, 미터기에 12RM 이라잖아. 근데 왜 25RM이냐고! 내가 화를 낼 기색이자 이 녀석은 뒤로 슬며시 물러서며 옆의 택시 기사들에게 눈치를 보낸다. 그러자 뒤에서 놀고 있던 택시 기사들 한무리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온다. 국민 학교 때 딴 태권도 1단의 실력을 발휘해 괴한들을 모두 물리치고 싶지만 필자, 아직 죽기는 이르다...-_-;;;; 결국 눈물을 삼키며 그 밉살스런 택시 기사한테 25RM을 내던지다싶이 던져주고는 버스 터미널로 들어갔다.

여기서도 호객꾼들이 귀찮게 따라붙는다. 이미 바가지도 쓴 판이고, 아니지 바가지라기보단 차라리 강도로 돌변한 택시기사가 어울리겠다...;;; 기분도 별로라 또다시 뿌리치고 우리끼리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중 한 놈이 포기할 줄 모르고 계속 따라 붙는 거다. 계속 어디갈꺼냐, 버스 있다, 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끈질기게도 따라다녔다. 사촌도 화를 내고 싶지만 아까 전 같이 우르르 몰려올까봐 화도 못내겠단다.;; 버스를 안타는 것처럼 바깥을 빙 둘러 다시 들어가자 다행히 그 놈이 떨어져 나갔다. 우리는 누군가가 또 우릴 귀찮게 할까봐 두려움(?)에 떨며 간신히 말라카(Melaka)로 가는 버스가 있는 창구를 찾을 수 있었다.

사진을 보시면 벽쪽에 파란색 창구같은게 잔뜩있고 사람들이 기대서서 발권을 하고있다. 얼핏 무인 발권기 같아보이지만 벽쪽뒤로 공간이 있고 그곳에 사람이 들어있어서 발권을 해주고있다. 한국에선 보통 단일화된 창구에서 버스 회사와 상관없이 다 발권을 해주지만 이곳은 각각의 작은 여행사들이 따로 발권을해서 버스 회사에 연결시키주는 방식인듯하다.


창구를 모두 다 돌아보니 그 중에서 우리의 목적지인 말라카로 가는 버스가 있는 창구는 총 3개의 창구다. 어디를 택할까 고민하다가 아무거나 하나를 골라잡았다. 이슬람인지 사리(이곳에서는 질밥(JilBab)이라고 한다.)를 뒤집어쓴 여자가 표를 파는 Express Mayang Sari 라는 곳에서 12.30RM을 주고 표를 구입했다. 표를 사고 나니 다시 한번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3시간 거리인 말라카가 12.30RM인데 10분도 안탄 택시가 25RM이라니... 이를 갈아봐도 이미 나무는 배가 되었다...-_-;;

동남아 여행 가이드 책을 보면... 택시 바가지를 당하지않기 위해선 무조건 미터기가 설치된 택시를 타라고 조언하고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 나름의 충고아닌 충고를 드린다면... 미터기를 너무 믿지말란거다. 차라리 미리 가격 흥정을 마치고 타는게 더 나을수도 있다. 미리 가격흥정을 해놓고... 택시기사가 말을 바꾸든 어쨌든간에 못알아들은 척하면서 처음에 흥정한 가격으로 던져주고 오는게 필자의 경험상 훨씬 나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여러분 즐거운 여행길의 복병, 바가지를 조심합시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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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02.24 14:48 신고

    ㅎㅎ..바가지..요즘우리나라는 특수시즌아니면 좀 덜한편이죠? 저는 미국에 첨 공항가서 딱 내리자마자..흑인한테..바로 바가지..ㅠㅠ

  3. BlogIcon 몯쓰
    2009.02.24 14:57 신고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좀 무시한다는 말도 있던데요? ㅎ
    여행담 잘 듣고 갑니다.

  4. BlogIcon 정책공감
    2009.02.24 15:14 신고

    잼있게 잘 봤습니다.
    해외여행 가실때 유용하게 이용하실수 있도록 관련글 트랙백 보내드려요^^

  5. BlogIcon 세담
    2009.02.24 16:21 신고

    ㅎㅎㅎㅎ 어느 곳이나 바가지는 있게 마련이지요~~
    사람사는 곳은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살다보니까요~~ㅎㅎㅎ

  6. BlogIcon 호박
    2009.02.24 17:27 신고

    이번 여행에.. 부디 바가지는 안당해야할텐데..
    가뜩이나 환율이 올라서 짜증나고.. 바가지당할까 두려운 1인(--ㅋ)

    하늘이 좀 구리구리합니다.
    눈이나 비가 온다는데.. 그래서 허리가 투덕투덕 쑤시는걸까요(ㅠㅠ)
    허리가 좀 투덕거릴지라도 가뭄이 해소될만큼 내렸으면 좋겠네요~

    그럼 오늘도 스마일(^---------^)하세욤~

  7. BlogIcon 마음의꿀단지
    2009.02.24 18:05 신고

    어딜~가도 바가지 말썽이네요 ..^^
    해외 여행때 ! 흥정으로 다가
    고고~~
    정보 감사합니다.

  8. BlogIcon 집앞카페
    2009.02.24 18:06 신고

    어디가나 저런 택시 기사는 꼭~ ㅋㅋ 특히 동남아 쪽에서 많이 본 장면이네요~ 저는 끝까지 돈 않줬거든요 ^^;; 버티기 20여분 그랬더니 우와 너 같은 애 첨 본다고 그러면서 재수 없어 내료~ 그러데요 ㅋㅋ

  9. BlogIcon 더공
    2009.02.24 18:33 신고

    흠훼훼훼ㅜ헤ㅜ헤훼
    세상의 모든 바가지야 사라져랏!!

  10.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02.24 19:19 신고

    한국도 그렇지만 그곳도 그렇군요 ㅋㅋ 그래서 착한 사람 만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소린가봐요..
    마치 제가 여행을 간 듯 실감나네요 ^^

  11. BlogIcon 이그림
    2009.02.25 00:11 신고

    츠암나..
    우리나라도 70년대에 그랬지만..

  12. BlogIcon okgosu
    2009.02.25 01:50 신고

    태국은 바가지 안쓰고 잘 다녀왔는데...
    말레지아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조심해야겠군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13. BlogIcon 온누리
    2009.02.25 08:28 신고

    어디나 그 바가지는 다 있네요
    덴장^^
    좋은 날 되시구요

  14. 빨간여우
    2009.02.25 11:22 신고

    늘 여행가이드 쫓아다니며 여행해서
    택시바가지 그런거 몰랐음.ㅎ
    잘지내죠?
    잠깐 짬내서 들어왔는데 라이너스님한테는 한마디 남기고 가야겠어.
    늘 잊지않고 찾아준 흔적 감동^^
    혜정씨랑은 여전하죠? 따스한 봄날같은 나날 보내요.

  15. BlogIcon 세미예
    2009.02.25 13:37 신고

    좋겠어요. 여행을 다닌다는 것, 떠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일인데 색다른 풍물을 구경할 수 있다는 기쁨은 너무나도 좋죠. 잘봤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16. BlogIcon 라라윈
    2009.02.27 01:20 신고

    라이너스님의 유쾌한 표현에 한참 웃었습니다...
    16대 1... 아직 죽기는 이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 잼있었어요~~ ^^
    저 곳에 가게되면 먼저 흥정을 마치고 타야겠군요... 좋은 팁 감사합니다~~ ^^

  17. BlogIcon 소천*KA
    2009.03.13 07:14 신고

    글을 무척 재밌게 쓰세요. ㅎㅎㅎ
    이 재밌는 걸 이제서야 보다니... 태권도 1단.. 죽기는 이르다.. ㅎㅎㅎㅎ

  18. 메로니아
    2009.03.13 15:08 신고

    말레이시아 페낭에서는 이 한마디면 만사 해결됩니다.

    " 깐내마 지바이~!" 또는 " 깐내마 푸~기 "

    이 한마디면 알아서 설설 깁니다.

    외국인이 현지 쌍욕을 한마디 뱉는데 기 안죽을 현지인 없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바꾸자면 " 이런 씨~불놈이! " 쯤이 되겠습니다.

  19. BlogIcon
    2009.07.09 11:02 신고

    ㅎㅎ.. 신고식 톡톡히 치르셨네요..!
    말레이 생존자인 저로서는 특 공감가는 글입니다..!!
    위에 분이 말씀해 주시는 지바이는 중국계들에게는 통하겠지만...
    사실.. 썩 권해주고 싶은 단어는 아닙니다.. ㅎㅎ
    택시 미터보다는 승차전에 가격네고를 하는게 정답이지요..

    • 어쭈구리
      2009.10.08 18:32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다인종 국가이기에

      말레이인이 중국인 욕을 모르지 않습니다.

      물론 인도 사람도 알아듣죠...

      중국, 말레이, 인도계들은 서로의 욕쯤은 알고 있죠..

      설마 모르겠어요?

      같이 살아온게 수백년인데... ㅎㅎ

  20. 망아
    2009.10.21 20:35 신고

    택시마다 좀 다른데 인원수 별로 곱해서 받는 택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짐을 트렁크에 넣으면..추가요금이 발생하구요.
    아마도.. 12*2 + 1(짐) = 25 RM이 정상 요금이었을 수도 있어요.
    택시 구석 어딘가에 잘 찾아보면..그런 뉘양스의 안내문이 붙어있었을 꺼예요.. ^^

  21. BlogIcon bum
    2009.12.15 12:02 신고

    조호바루 생각보다 위험한 곳입니다. 싱가포르와 인접해 있어서 돈많은 싱가포르 사람을 노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지요. 그냥 돈 다 내신게 잘하신 거에요. 윗분 말씀처럼 짐 값 따로 받는 경우도 있어서 미터택시라도 미리 네고쳐서 가는게 속편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