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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져."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차가운 그의 목소리. 불과 며칠 전까지만해도 웃으며 사랑한다 말하던 그였는데...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순간 멍해져버린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 탓일까. 한줄기 눈물만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터지는 울음을 애써 누르며 그에게 물었다. 왜냐고... 혹시 내가 뭘 잘못한거냐고...

"미안하다. 니 잘못이 아니라 다 내 잘못이야."

나한테 이러면 안된다고, 내가 더 잘하겠다며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그는...

"우리 여기까지만하자. 미안해."

...라는 매정한 말만을 남긴채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렇게 뚜뚜거리는 통화끊김음을 한참을 망연자실하게 듣고있었다. 그 소리가 저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것만 같아서 그래서 더 아팠다.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도 보고, 문자도 보내봤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고... 그의 집앞까지 찾아가 봤지만... 결국 용기가 없어 한참을 서성이다 힘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한참을 혼자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던 그녀는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친구들을 붙잡고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을 구했다. 친구들은...

"니가 흔들리면 안돼. 쿨 하고 당당하게 행동해야 그가 다시 돌아올꺼야."
"내가 다른 사람 소개시켜줄까?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으니까."

...이렇게 때론 희망 섞인 조언을, 때론 현실적인 조언을 건낸다. 물론 일리도 있고, 솔깃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병에 만병통치약처럼 적용되는 약은 없는법.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당신에게 맞지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늘은 잘못받아들였다가 당신을 더 괴롭게 할수도 있는 이별에 관한 잘못된 조언 3가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브라우저 창, 고정!


1. 기다리면 돌아올꺼야.

"그도 사실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꺼야. 조금만 더 기다려봐."

친구의 따뜻한 그 한 마디. 그도 후회하고 있을꺼라고, 분명히 다시 돌아올꺼라고... 그래서 당신은 그가 다시 돌아올꺼란 희망을 가진다. 사람은 희망 때문에 산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이라도... 언젠가는 나아질꺼란 희망. 그 희망이 사람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이렇듯 긍정적인 영향만 줄것같은 희망이... 때론 사람을 고통의 나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래도 아직 나를 사랑하고 있을꺼란 희망, 언젠가 다시 돌아올꺼란 희망... 진심과 바램을 담아 간절히 기다리면... 분명히 그 마음이 그에게 다다를꺼라 믿는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잠시 괴로움을 잊게해주는 눈깔사탕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상처를 낫게 해주는 약이 아니라 입안에서 녹아버리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않는 눈깔사탕이었단걸 깨닫게 되면 그때는 정말 사무치게 아프다.

정말 그 없이는 안될것같다면... 도저히 못살것같다면...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팽겨치고 달려가서 그를 잡아라. 설혹 잡지못하더라도 최소한 아무것도 못해보고 놓치는 것보단 낫지않은가. 하지만 그게 아닌 막연한 기다림일뿐이라면 그는 결코 '저절로' 당신에게 돌아오지는 않을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당신의 젊음을, 기다림이란 이름으로 헛되이 흘려보내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인생은 짧다. 미칠듯이 사랑하고 헤어진거라면, 후회없이 보낼줄도 알자. 그게 당신 스스로를 향한 최소한의 예의니까.


 
2. 새로운 사랑만이 옛사랑을 치유한다.

"내가 다른 사람 소개시켜줄까? 힘내.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으니까."

새로운 사랑만이 옛사랑을 치유한다는 말이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급하게 다른 누군가를 만나려 애도 써보고 비어버린 가슴 한구석의 외로움을 채워보려 애를 쓴다. 하지만 급할수록 서두르게 되고 그러다보니 아무나 만나게 된다. 혹은 제대로된 사람을 만나도 아직 채 지워지지않은 옛사랑의 기억 때문에 끊임없이 비교하게된다. 그러다보니 다음 사랑마저도 연이어 실패하게되는 어이없는 사태를 맞이하고야만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시작해도 어려운게 연애다, 급하다고 서두른다고 잘될리가 있나. 사실 새로운 사랑은 치료약이라기보단 영양제 같은 보조적인 역할이다. 근본적인 치유는 결국 본인 스스로만이 할수있는법이다. 어느 정도 병이 치유된 후에야, 비로소 영양제를 처방해서 원기를 복돋아 주고 지나간 아픔을 깨끗이 씻어줄수있는 것이다.

더 좋은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가? 이젠 아픈 이별 따윈 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지금은 당신의 외로움을 채워줄 누군가를 급하게 만나기보다 스스로를 좀더 강한 사람, 보다 매력적인 사람으로 키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할때다.



3. 이별앞에선 쿨하게 행동해야해.

"니가 흔들리면 안돼. 그에게 보란듯이 더 당당하게 행동해야지."

많은 사람들이 이별 후에는 옛 연인에게 일종의 복수 심리(?)에서라도 보란듯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로 하여금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단 다소 소박한(?) 마음과 힘들어 할수록 찌질해 보이고, 더 비참해 보일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남들이야, 옛 남자 친구 따위야 어떻게 생각하던 신경쓰지마라. 정말 중요한건 당신이다. 머리도 짧게 잘라 보고, 친구를 찾아가서 하소연도해보고, 술을 진탕마시고 새벽 2시쯤에 찌질하게 전화해서 욕이라도해라. 진짜 비참한건 울고 슬퍼하는게 아니라... 울고 슬퍼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아픔 뒤에야 비로서 치유와 성숙,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당신이 힘들고 슬프다는걸 인정하라. 당신의 사랑은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진실이었다고, 그랬기에 아픈거라고... 당신은 당신에 사랑에 최선을 다했고... 또 그랬기에 슬프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당신은 충분히 괴로워하고 나쁜 감정을 소모해버릴 필요가 있다. 눈물의 기능은 감정의 표현 외에도 눈 안의 노폐물, 찌꺼기를 털어내는 역할도 동시에 해준다. 우는 동안 그리 이뻐보이진 않겠지만 울고난 후 맑아진 눈은 더 아름답게, 더 건강하게 빛나는 법이다. 슬프다는것 아프다는걸 인정하는 순간, 당신의 상처 또한 그처럼 건강하게 치유되기 시작할 것이니...



혼자서 감내해내야만하기에 이별은 더 아픈 일이다. 이때 주변에서 들려주는 조언들이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물가에 삐져나와 있는 지푸라기 하나라도 발견한듯한 심정인거 잘 안다. 하지만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별의 아픔을 단번에 씻어낼 만병통치약이나 떠나간 그가 마법처럼 돌아오게 만들 주문 같은건 없다.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야만 한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다. 지금은 힘들어 죽을 것 같고... 세상에 나 혼자 버려진 기분이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면 그땐 한층 성숙해진 마음으로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한 사랑을 할수있을꺼니까. 그 놈(?)과의  '연애'는 끝났을지언정 당신의 '사랑'은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테니까. 당신의 또다른 시작을 미리 기원하며...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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