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2년차인 커플 A군과 B양. 주위에서 모두들 부러워했을 정도로 알콩달콩했던 닭살 커플이었건만 언젠가부터 A군의 행동이 이상하다. 왠지 모르게 무심해진 말투, 만나는 내내 피곤해하고, 어디 놀러라도 가자고하면 귀찮아한다. 그러고보니 요 근래에는 먼저 연락하기전에는 전화도 문자도 없었던것같다.

우연히 들여다본 그의 지갑 안에는 늘 자리하고있던 100일 기념으로 찍었던 사진도 간곳이 없다. 게.다.가. A군이 시내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걸 봤다는 친구의 제보(?)까지 들려온다.


아닐꺼야, 오래 사귀다보면 원래 한번씩 권태기가 오고 그런다잖아. 아마 그런걸꺼야. 게다가 취업준비중이니까... 아마 신경쓰이는것도 많을꺼고. 고민도 많아서 그런걸꺼야. 예전엔 얼마나 다정했었는데... 게다가 걔가 먼저 나 좋다고 쫒아다녀서 사귀게 된거잖아. 그럴리 없어.... 하지만... 정말 그런거라면... 난 어쩌지? A 없이 나 정말 괜찮을까?



그리고... 어느날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A군: 우리 헤어져.

   우리 헤어져.

   우리 헤어져.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래서 그말을 듣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지만... 그래도 그의 입으로부터 나직히 흘러나온 그 말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B양은 쿨한척해 보려 했지만 이미 뺨으로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B양: 이유가 뭔데? 왜 그러는건데... 내가 뭐 잘못한거 있어? 내가 잘할께... 이러지 마...

A군: 너도 알겠지만 나도 벌써 졸업한지 1년이나되가고... 지금까지 백수야... 취업도 안되고... 너도 예쁘고, 착하고, 똑똑하니까... 나같은 사람한테 굳이 매달릴 이유없잖아.

B양: 내가 너 조건보고 사귄거같니? 처음부터 그런거 아니잖아. 니가 힘들수록 내가 곁에서 힘이 되어줄수도 있는거잖아. 도대체 이유가 뭔데, 왜 우리가 헤어져야하냐고?

A군: 나도 너 참 좋아하고... 너 정말 괜찮은 사람이란거 잘알고있어.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고... 하지만 내 스스로의 문제에 치여서 여유가없네. 내가 정말 널 사랑한다면 헤어지는게 맞다고 생각해... 너도 언제까지나 취업도 안되고 빌빌대는 나같은 백수만 바라보면서 살수없잖아.

B양: 너 혹시 다른 사람 생긴거 아냐? 그래서 그런거 아니냐고? 왜 거짓말 하는건데?

A군: 좋을데로 생각해. 나 더이상 널 힘들게 하기싫다. 너한테 어울리는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아. 나도 힘들다. 미안하다.


B양은 A군을 잡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냉정하고 차가운 그의 말투에 힘없이 내밀었던 손을 도로 내리고 말았다. B양은 A군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한참을 힘들어했다. 


취업문제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그랬었을꺼야. 내가 좀더 신경을 써줬어야했는데... 그가 힘들때 내가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될까. 내가 이럴수록 그의 곁을 더 지켜줘야하는게 아닐까... 그도 어디선가 후회하고 있는거 아닐까...

아니야. 분명히 바람폈을꺼야. 내 친구가 분명히 커피샵에서 다른 여자랑 함께있는 A를 봤다잖아. 그런 나쁜놈은 차라리 잊어버리는게 나아.

혹시 그에게 말못할 사정이 있는게 아니었을까... 그도 힘들어하면서 내가 힘들까봐 나한테 말조차 못꺼내고 있는게 아닐까...


혼자서 온갖 상상을 다 하며 힘들어 하던 B양. 나쁜놈을 잊어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마음이 약해져 A군에게 문자를 하고 이메일을 하고, 전화도 해봤지만... 메일은 수신거부, 전화는 바뀐 전화라는 메세지만이 들려올뿐이었다. 그리고나서 불과 한달 후. A군에게 새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리며 A군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던 B양은 그 소식에 배신감에 떨며 한번 더 상처를 받았고... 그녀는 어차피 이렇게 될꺼. 왜 굳이 거짓말을 했을까하며 A군을 원망했다.

그렇다면 A군은 왜 B양에게 거짓말을 했을까? 어차피 헤어지게될꺼라면 욕먹을 각오를 하고라도 차라리 솔직해지는게 낫지않았을까?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연인과 헤어질때 남자의 89%가, 여자의 67%가 헤어지는 이유에 대한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가장 흔한 변명들인... 마음의 여유가 없다, 널 힘들게 하는게 싫다, 나보다 좋은 사람만나라,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왜 거짓말들을 할까?


첫째, 상처주기 싫어서...
만약에 다른 사람이 생겼다거나 상대에게 싫증이 났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을까봐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없느니 내가 너에게는 부족한 사람이니 하는 말로 오히려 자신을 낮춤(?)으로써 상처받을 마음이야 어쩔수 없겠지만 상대의 자존심은 어느 정도는 지켜주려는 생각이다. 일종의 병주고 약주는 방식이랄까? ^^;

둘째, 나쁜 사람이 되기싫어서...
이것도 첫번째랑 비슷한 이유. 이상하게도 남자든 여자든 헤어지는 마당에서까지 자기는 상대에게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속으로는 정말 애타게 상대를 원하지만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에 어쩔수 없이 보내주는 그런 이미지쯤으로... 그래서 먼 훗날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을때 그 사람의 마음속에 좋은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그건 착각 내지는 자기만족일뿐이다.

셋째, 쉽게 단념시키기 위해서...
이럴 경우는 오히려 더 나쁜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에게 별 매력을 못느끼거나 성격 차이 때문에 헤어지려고 결정을 했지만 상대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매달릴까봐. 오히려 극약처방을 하는 경우.

인기가수 지오디의

"난 니가 싫어졌어, 우리 그만 헤어져, 다른 여자가 생겼어, 너보다 훨씬 좋은~"

바로 이 노래가사가, 이 방법의 모범(?)사례라 할만하다.;;;

넷째, 상대의 복수가 두려워서...

말 그대로다. 좀 치사한 방법이긴 하지만.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이별을 선언했을 때, 가벼우면 따귀 한대, 심하면 커피잔, 핸드백, 휴대폰이 다 날아오고 그걸 맞고 병원에라도 실려갈까봐 두려운 것이다. 반대로 여자의 경우는 아무래도 힘으로는 우세한 남자가 폭력이나 스토킹을 행사할까봐 두려울 법도 하다. 실제로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애인을 구타해서 잡혀간 남자의 경우가 종종 신문지 상에 올라오기도 한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래도, 상대방이 새로 생긴 애인에게 험담이나 안좋은 말을 늘어놓아 새로운 연애의 시작을 방해할까봐 그런 경우도 있다. 물론 최고의 복수는 상대방의 결혼식장에 애를 데리고 나타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_-;;;


그렇다면 상대에게 이별의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라.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혹은 성격 차이 때문에 우리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물론 그말을 들었을때 초기 쇼크는 클지도 모른다. 경우에 따라선 따귀가 날아올수도, 커피잔이 날아올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을 피하기위해서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줄수있는 행동을 한다면 그건 너무나 비겁한 짓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단 말에 여자가 정말 속는다면 여자는 힘들어하는 남자 곁을 자기가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질수도 있고, 나중에 그게 사실이 아니란게 밝혀졌을 때는 더 큰 배신감에 시달리게 될것이다. 그건 그래도 한때나마 사랑했었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지않은가.

연애란 완성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다. 그 과정 중에서 좋은 사람을 만날수도 있고 나쁜 사람을 만날수도 있으며, 이별이 올수도 있고 또다른 만남이 올수도 있는 것이다. 어쩔수 없이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유를 솔직하게 밝히고 상대에게 말을 하라. 그런 상황에서 상대방이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는건 자기 기만이다. 차라리 헤어지는 이유라도 알았으면,하는 헤어진 커플들을 많이 보아왔다. 시험을 쳐본적이 있는가? 틀린 문제를 그냥 넘어가면 다음에 예제순서까지 그대로 나와도 똑같이 틀리기 마련이다. 물론 이별 자체야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운 일이지만 최소한 그 이유를 안다면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 물론 솔직함이 지나쳐 새로운 그녀와의 러브스토리를 상대에게 늘어놓거나, 상대방의 단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열거하라는건 아니다. 하지만 솔직한 이유와 함께 조용한 어조로 미안함을 담아 사실을 이야기할 필요는 있다. 그건 사랑했었던 그에, 그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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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에 알게되는 것들 헤어진 후에 알게되는 것들 헤어진 후에 알게되는 것들 라이너스 김종오 연애사용설명서 라이너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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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Icon 쿠쿠양
    2009.06.17 15:53 신고

    저도 사랑하니까 헤어지자..라는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되요+__+


  3. 2009.06.17 16:07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라이너스™
      2009.06.17 16:1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그렇죠. 사랑했었다면
      그래도 최소한 자신의 사랑앞에서
      솔직해질수있는 용기정도는 있어야
      비겁한 사람이 아닐테지요..
      그래도 좋은 결과있으셨다니 다행입니다^^

  4. 빨간여우
    2009.06.17 16:28 신고

    잘생긴 라이너스님의 프로필 사진..멋져요.
    잘지냈어요?
    사랑하는데 헤어진다는건 말 안되요.
    드라마 얘기죠.ㅎ
    라이너스님 사진 보고싶어요.
    그동안 여행 많이 다녀왔을거같은데? ^^

  5. BlogIcon linalukas
    2009.06.17 19:08 신고

    라이너스님 안녕하세요^^*
    전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말...믿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ㅎㅎ
    물론 님이 말씀하신 위의 경우는 전혀 틀린 이야기죠. 하지만 정말 사랑하니까 헤어지는 경우도 충분히 있는거 같아요.
    사랑하니까 지켜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경우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전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서는 충분히 공감히 간다는...
    사랑은 너무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것 같네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 BlogIcon 라이너스™
      2009.06.17 21:1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네. 그런경우도 물론 가능하겠지요.
      너무 사랑하지만 가족이 반대해서.
      혹은 불치의 병에 걸려서...
      너무나 많은 사람, 많은 경우..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거같아요^^

  6. BlogIcon 피어리드
    2009.06.17 20:53 신고

    결국은 헤어지자는 이야기가 아닐까싶네요.
    변명일테구요...
    글 잘 봤습니다^^*

  7. BlogIcon 좋은사람들
    2009.06.17 20:59 신고

    댓글러쉬.. 헉! 장난 아니다.
    오랜만에 라이너스님 글이 떴는데.. 이제와서 봤네요~흑!

  8. BlogIcon 생각하는 사람
    2009.06.17 22:04 신고

    그 어떤이유로도 사랑한다고 헤어지자는건 제생각엔 아닌것 같습니다.
    사랑한다면 지켜줘야죠 ㅎㅎ

  9. BlogIcon 세담
    2009.06.17 22:43 신고

    진짜 사랑한다면 아마 헤어질수없을 겁니다
    그냥 예의성 맨트가 아닐까 생각해요^^*

  10. BlogIcon 바니♡
    2009.06.17 22:47 신고

    저 여자분 상황이 저랑 좀 비슷하네요 ㅠ.ㅠ

    정말 간도 쓸개도 다 줄듯이 하던 남자가 냉정하게 돌아설때의 그 섬뜩함이란....
    휴~~~~~~~ 위해주는 척 변명늘어놓고 떠나는건 좀 아닌듯...

  11. BlogIcon 기리.
    2009.06.17 22:57 신고

    진짜 사랑해서 헤어지는 경우느 10명중 1명 저도 될까말까 아닐까요.
    사랑하면 어떤 경우라도 함께하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12. BlogIcon 털보아찌
    2009.06.17 23:10 신고

    사랑하니까 헤어지자는 그말,
    정말 아리송한 말이죠.
    예전에 이은하가 부른 노래 생각이 나네요.

  13. BlogIcon 마음의꿀단지
    2009.06.17 23:33 신고

    사랑하는데 왜 헤어져요...! 오 노! 뭔가 문제가 있겠죠..제 생각으론 ~
    나중에 헤어지고 나면 ,
    그때, 예전의 소중함을 뼈져리게 느낄지도 모르죠 뭐~ ^^ 사람은 있다가 없을 때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하듯이 말이죠.

  14. BlogIcon 소나기♪
    2009.06.18 00:24 신고

    헤어짐에 딱히 정의를 내리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무엇을 같다 붙여도 헤어진 건 헤어진것...
    ㅡㅜ

  15. BlogIcon 하록킴
    2009.06.18 11:17 신고

    정말로 죽도록 사랑한다면...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그녀가 불행해 진다면... 내 자신이 더욱 가슴아픔것 같습니다.

  16. 디나옹
    2009.06.23 12:46 신고

    너무 와닿네요..ㅎㅎ 저도 저럴뻔 했어요. 바로 몇일전에...ㅎㅎ;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건지 남자친구가 바람상대녀랑 정리를 하고 저한테 얘길 하더라구요..ㅎ;
    남자들은 그런다더라구요.. 너무 힘들고 그럴 때 자기 여자친구와의 정 반대의 다른모습의 여자에게 끌린다고..ㅎ;
    제 남친도 그랬었어요. (뭐 비단 남자뿐만은 아니겠지만.. 힘들 때 가장 먼저 놓아버리게 되는게 여자래요..)
    사실 지금도 남친의 마음속엔 확신이없어요. 저에대해서 자신이 없다고 했거든요..ㅎ;
    제가 기다린다고 보채지않고 전보다 더 잘해주고 할 테니까 나중에 확신이 들면 얘기해달라고 했어요...;
    뭐 잘한건지 잘못한건진 모르겠지만..ㅡㅜ (... 그 이후로 지금 몇일 째 밤을 술로보내지만여 ㅠㅠ)

    에휴.. 좋은글 잘 보고가요...;
    보면서 너무 와닿아서.. .히히 ㅡㅜ

  17. 연애초짜
    2009.07.02 10:46 신고

    아.. 뷰온의 손가락을 백번 누르고 싶습니다....어찌나 이렇게 공감이 되는지. 헤어질거면 이유나 알려주던가!!!!!!!!!!!! 나쁜자식!

  18. 태룡>ㅁ<
    2009.07.17 16:18 신고

    저 마지막 문장좀 싸이 다이어리에 써놔도 되죠?
    정말 와닫네요 ㅠㅜ 출처는 꼭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_^
    전 아직도 왜 헤어졌는지 모르겠거든요.... 가슴이 많이 아프네요.


  19. 2009.08.17 09:03

    비밀댓글입니다

  20. 으악
    2010.07.31 11:58 신고

    어찌 되었건 다 결국 이기적이야!!!!
    진정 배려한다면 ..그리고 진정 사랑했다면...
    이별에 있어서도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함 ㅜ

  21. 오리빵
    2012.06.08 10:32 신고

    중요한건!! 물건 던지거나 따귀 떄릴때 조심좀 합시다!!!!
    어쩌다 보니 옆자리에 앉아있던 제가 휴대폰에 맞았다는..ㅠㅠ
    조심좀 해줘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