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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 근처인 해운대 바닷가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우연히 A군을 만났다. 3년만인가...

필자: 어, A! 여기 니가 왠일이냐! 오래간만이다!

A군: 오~ 그래 진짜 오래간만이지? 반갑다야. 잘지내고?

학창시절 베스트 프랜드 정도는 아니었지만 몇몇 수업은 같이도 듣고 그럭저럭 나름 좋은 친분관계를 유지하던 녀석이다. 외모도 성격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스타일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줄도 알고... 정말 요즘 들어 이런 사람 흔치않다라고 느낄 정도로...^^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왔다는 A군. 어쩌다보니 1시간이나 빨리 도착해버렸다네.ㅎ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칠 법도 했지만 오래간만에 만난김에 근처에 있는 별다방에 갔다. 흔치않은 경우긴 하지만 남자들끼리도 가긴간다.; 이젠 우린 된장남? ㅋㅋ

우리의 A군은. 요즘 시대에 보기드문 지고지순한 순정남이다. 대학 시절 같은 수업을 듣는 B양에게 홀딱 반해가지고.. 편지를 보내느니 어쩌느니 하다가 결국 길거리에서 어설프게 고백을 했는데 아직까지 연애같은건 생각해본 적 없다는 B양에게 퇴짜를 맞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삭발까지 했었다던가^^; 대학생이 삭발이라니 가관이었다.ㅋㅋ 어쨌든 삭발을 한김에 군입대를 해버렸는데... 필자도 A군 군주에
참석했었었다. 어쨌거나 B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던 A군의 모습이 참 안되보였었다.

전역후 2학년으로 복학을 했는데... 1년 휴학을 했는지 B양의 모습이 아직까지 학교에서 보이더란다. 아직도 그녀를 못잊었는지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A군. 혼자서 무슨 흉계(?)를 꾸미는지 한동안 안보이더니 정말 세상을 다가진듯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나, B랑 사귀기로 했다!"

지고지순남, 3년간을 짝사랑한 끝에 사랑을 이루다! 너무 멋진 러브스토리 아닌가? ^^ 사귄후에도 기념일이라던가 100일, 200일, 생일, 정말 별거를 세심하게 다 챙기면서 다정다감한 남자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마치 예전에 못다한 애정을 풀려는 것처럼... 너무 이뻐보였던 커플...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필자가 물었다.

필자: 그래, B는 잘지내고?

A군: (머뭇거리며) 그게 말이지... 우리 헤어졌어. 꽤 됐어.


왜? 그렇게 좋아해놓고? 너무 이쁘게 사랑하는것 처럼 보였던 그들의 사랑에도 말못한 이면이 있었으니... 사실 겉으론 좋아보였지만 시작하고 얼마 안가서부터 계속 삐걱거리더란다. 만난지 2,3주 정도가 됐을때 A군은 B양에게 키스를 하다 약간의 스킨쉽을 시도했다고 한다. 혹시나 거부감을 보이면 그만두려고... 조심스럽게... 그러자 B양은 울면서 자기는 스킨쉽같은거는 못하겠고 그래서 연애같은걸 못하겠단다. 그러면서 헤어지자며 A군을 버려둔채 집으로 가더란다. 물론 순정파 A군. B양을 쫒아가 빌고 또 빌며... 결국 반성문(?) 비슷한 편지까지 쓰며 그녀의 마음을 돌려놓았다고한다. 조금 지나치다 싶긴했지만 '남자를 처음 사귀는 애한테 너무 성급하게 굴어서 실망했나보다 천천히 다가가는게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고한다.

그리고 나서 한달이 지났을때. 갑자기 B양이 A군에게 돈을 좀 빌려달라더란다. 학생에겐 꽤 큰돈인 20만원을. B양을 사랑하는 마음에 일단 빌려준다고 말을 하고나서 이유를 조심스래 물어보았다고한다. 그러니 친구가 급히 돈이 필요한 일이 있어서 빌려주겠단다. 살짝 어이가 없었던 A군.

"내가 빌려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런건 좀 그렇다. 돈이란건 자기 능력이 되는 한도내에서 빌려주는거지 남한테 빌려서까지 빌려주는건 그렇다. 니 친구도 다른 친구도 있을텐데 너한테만 너무 무리하게 빌려달라는것같다. 차라리 여러명에게 4~5만원씩 나눠서 빌리는게 낫지않았을까?"

그러자 B양은 울면서 초등학교때부터 절친했던 친구에 대해 함부로 말했다고 헤어지자고 했다고한다. 결국 A군은 오히려 제발 빌려달라고 애걸하면서 돈을 빌려줘야(?)하는 입장이 되었고...

그 이후로도 그런 사소한 트러블들에 B양은 헤어지잔 말을 계속 꺼냈고, 그때마다 일편단심 A군 심할땐 2,3일간을 빌면서 때론 울면서 매달렸다. 초반에는 B양을 사랑하는 마음에 B양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수도있겠구나 내가 잘못했나보다 하면서 자기가 잘못했단걸 합리화(?)시켰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마음이 식어가는걸 느낌이더란다.

심지어는 내가 이정도로 헤어지잔 말을 들어야할정도로 B양에겐 내가 그정도 남자 밖에 안되었나. 하는 자괴감도 들고... 사랑이 식었다가. 다시 사이가 좋아지면 사랑이 타올랐다가...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던중. 또다시 B양의 헤어지잔말 한마디에 이렇겐 안되겠다, 정말 헤어지겠다는 생각까지 들어. B양이 연락을 안받길래 A군도 똑같이 연락 안했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며칠후 B양에게 먼저 울면서 전화가 와서 "나 없이도 잘살수있지, 이젠 널 보내줄께." 이런 식으로 얘길하더란다.

이에 마음이 약해진 A군, 옛정들이 갑자기 떠올라 마음이 아파오자. 다시 매달리게 되더란다. 어쨌거나 그때 결국 매달리긴 했으나 이런 반복에 지쳐버린 A군, 더이상 사랑이고 뭐고 어떻게 이 여자와 헤어질까 궁리를하다가 또다시 하찮은걸로 헤어지잔 그녀의 말에 "그래 우리 헤어지자" 하고 선언!

B양도 처음엔 알겠다고 전화를 끊더니 며칠 뒤엔 또 울면서 전화도 하고, 직접 찾아와 매달리기도하고, 친구한테 안부도 묻기도 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오더란다. 하지만 A군의 마음엔 이미 그녀는 없었다.

토라지고 삐지는건 차라리 괜찮다. 어쩌면 그것도 사랑의 일부임으로... 하지만 정말 진짜 이 남자랑은 절대 안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절대 그 말은 하지말 것. 상대의 사랑을 시험대에 올리지 말라. 오히려 시험대에 오르는건 자신이되어 버릴테니... 어쩌면 지금쯤 B양은 어디선가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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