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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교내 베스트 커플로 유명했던 동갑내기 커플 A군과 B양. 외모는 평범하지만 둘다 늘씬하고 훤칠한 키에 옷발이 잘받아 필자는 그들에게 모델 커플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옷입는 센스도 센스지만 똑같은 옷을 입어도 그들이 입으면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마치 마네킹이 쇼윈도를 탈출해서 걸어나온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교지 모델로도 활동했었고...^^a

뭐 좌우당간ㅋ 이들은 앞서 소개했던 마음속에 꾹꾹 담아두고 참는 커플과는 달리 꽤나 자주 다투는 커플이었는데... 정말 별거가지고 다 다툰다 싶기도했지만 감정전환이 빠른지 금새 또 헤헤거리며 어울리는걸 보면 천생연분이다 싶기도했다.^^;

하지만 어느날 수업에 들어갔다 만난 A군 옆에는 B양이 없었다. 둘이 맨날 붙어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이 눈꼴(?)시었는데 이번 수업은 집중(?)할수 있겠군. 하고 막연히 생각 했다.ㅋ 그런데 다음날 수업시간에도, 또 그다음날 수업시간에도... A군 혼자만 수업에 들어오는게 아닌가. 궁금해진 필자는 쉬는 시간에 A군에게 다가갔다.

필자: 이봐. A군. B는 어디 아프냐? 요새 계속 안보이네...

A군:  어, 사실 싸웠어. 벌써 일주일째네.;

필자: 어라. 너네 자주 싸우긴해도 이렇게 길게 간적은 없잖아? 심각하게 싸웠냐?

A군: 그게 말이지...

A군이 털어놓은 이야기에 따르면 둘은 자주 다투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다투다보면 마음이 약해진 A군... '그래, 내가 남자니까 참아야지. 뭐 사실 별로 큰일도 아니잖아. 그래도 나 B를 사랑하는데 이런걸로 심하게 다툴 필요는 없지.'라는 생각에...

"그래, 내가 잘못했다. 그만하자."

...라고 먼저 사과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공격이 더 들어오고 나선... B양도 화난 감정을 추스리는것처럼 보이더란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처럼 별거아닌걸로 말다툼을 하게됐다. A군도 정확히 싸움이 어디서부터 시작된건지 몰랐지만 시작은 B양이 했으나 A군이 조금 민감하게 반응해서 심하게 말을 한듯. B양은 화가 난듯 A군의 말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않았고... A군은 솔직히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정확히 몰랐지만 여느때처럼 내가 사과하면 다독여지겠지 하는 마음에 미안하단 말을 꺼냈다고한다. 이때 돌아온 B양의 말..

B양: 니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왜 화가 난건지 알고 사과는 하는거니?

그래도 자존심 버리고 먼저 사과했는데... 왠지 부끄럽기도하고 화도 난 A군도 폭발해 버렸다고한다.

A군: 그래,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내가 미안하다고 하잖아. 왜 매번 내가 미안하다고하는데. 너는 니가 먼저 미안하다고 한적있냐? 맨날 나만 나쁜놈이고, 나만 잘못하는 거냐?

B양:(돌아서며) 나 갈래.

A군: ...

B양:(정말 돌아서서 걷기 시작한다.)

A군:그래, 방금 내가 심하게 말한건 미안해. 하지만 말하다가 그렇게 가버리는게 어딨냐.

B양: ...

A군: 미안하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나때문에 화났다면 내가 사과할께. 그러니까 화풀어.

B양: ...

A군: 미안하다니깐. 우리 얘기좀 하자.

솔직히 자존심 버리고 그정도로 사과를 하는데도 돌아선 B양이 미워서 가는걸 더이상 붙잡지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냉전이 생긴지 일주일째... 어제 밤에는 B양한테서 울면서 전화가 와서 헤어지자고 하더라는데... A군은 또 마음이 약해지고... 자기가 잘못했으니 앞으로 잘할테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매달렸다고한다.

여기서 A군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잘못한걸 인정하고, 남자답게 먼저 사과를했는데 왜 B양은 A군에게 더 화가 났던 걸까? 사실 사과를 하는데도 요령이 있다. 그냥 잘못했다. 미안하다. 하고 말하면서 넘어간다면 상대는 당신이 건성으로 사과하는거라고 오해할지도모른다. 국어사전에서 '사과'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보자.

사과 [謝過]
[명사]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함.

사과란 단지 미안하다고 말하는게 다가 아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청하는 행동인 것이다. 이때 속으로 자기가 잘못한게 아니라 내가 남자니까, 혹은 다투기 싫어서 잘못했다고하면... 그건 사과가 아니라 문제를 덮어두려는 행동에 불과할듯. 또한 싸우다보면 애초에 어떻게 싸움이 시작되었는지 모호할때도 있다. 이때 상대가 자꾸 화를 내니 다투고 싶지 않아서 이유도 모르고 사과부터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상대가 화난 이유를 이렇게 덮어봤자 결국은 또다시 같은 이유로 싸우게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뿐이다.

차라리 그럴땐 덮어놓고 사과를 할것이 아니라 조용히 얘기를 해보자.

"니가 화가 난걸 보면 내가 뭔가를 잘못한거같긴한데... 솔직히 말해서 난 내가 뭐를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다. 니가 나에게 실망했던 부분이나 화가 났던 부분을 나한테 말을 해주면.. 내가 문제가 있는거라면 고치도록 노력해볼께."

만약 당신이 상대의 마음을 읽을수있다면... 말안해도 알아서 척척 상대의 가려운 부분을 읽고 긁어줄수있을 것이다. 화가 난 이유도 미리 알고, 정확하게(?) 사과를 할수도 있을것이다. 그런다면 아마 트러블 자체가 거의 안생길지도... 하지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초능력자거나 진정 연애의 고수일것이다. 차라리 그게 안된다면 솔직하게 털어놓고 대화를 해보자. 그리고 A군의 또다른 실수는 미안하다는 말을 너무 남발했다는거다. 별거 아닌걸로 다투게 되고 그때마다 미안하단 말을 하게된다면 처음에는 약발이 좀 먹히겠지만 나중에는 그것도 값어치(?)가 떨어져버려서 정말 미안한 상황에서는 미안하단말로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

연인들이여, 명심하라!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말을 100번하는 거보다. 자기의 문제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노력할꺼란 한마디를 하는게 상대방에게 더 잘먹힌(?)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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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창작 블로그에도 연재중입니다. 추천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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