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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천탑과 와불이 있는 그곳... 구름이 머무르는 절이라는 뜻의 운주사.

고등학교 때부터 가보고 싶던 곳이다. 10년전부터 별려왔던 곳인가...^^; 사실 동기는 매우 단순하다. 아니, 유치하다면 유치하다. 이우혁님의 온라인 소설인 '퇴마록'을 기억하시는가? 그 소설에서, '와불이 일어나면...'이라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소설 속에선 일본에 반감을 가지고있던 한 주술사가 퇴마사 현암 일행을 속여서 운주사에 배치되어있던 천불천탑을 풍수지리와 역술적 관점에 따라 복원하고 와불(누워있는 부처)를 일으켜 세우려다 실패한다. 퇴마사인 현암일행은 와불을 일으킴으로써 국운을 끌어올릴수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와불이 일어나면 중국과 일본의 모든 기운이 우리나라로 흡수되면서 섬나라인 일본은 국운을 잃고 바다속으로 가라앉아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뒤늦게 알게된 현암일행은 와불이 일어나려는 그 순간에 그 주술사를 저지하게된다. 현암왈, "우리도 일본이 과거 저질러왔던 행동은 밉지만. 우리가 신이 아닌이상 죄없는 수많은 일본인들까지 함부로 벌할수없다." 이런 얘기를 했던가...^^; 

 

운주사 초입... 왼쪽편으론 석탑들이.... 암벽쪽으론 각양각색의 석불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 이곳이 내가 그렇게 와보고싶던 운주사구나, 실감이 난 순간...^^
 

 석불들... 유명한 석수들이 만든것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가던 민초들이 만든 것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매우 소박하고 정감가는 모습을 하고있다.^^
 

돌더미 속에 머리만 남아 누워있는 돌부처님이 왠지 서글퍼 보였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천불천탑이라는 옛 명성은 간데없이 석탑 17개, 석불 213개가 남아있을뿐이란다. 비록 머리만 남았지만 말없이 이곳을 지키려는 돌부처의 의지같은게 느껴졌다면 지나치게 감상적인걸까... 
 

석조불감이다. 앞면 뒷면으로 석불이 등을 마주하고 앉아있으며 각각 남과 북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원래는 문설주 부분에 돌문이 달려있었다고한다.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이 돌문을 열고 닫을때마다 세상이 시끄러워져 도선국사의 아내(?)가 이 돌문을 떼내어 영광 앞바다에 버렸다고한다.
 

운주사 전경

4층 석탑 앞쪽에 조그만 모형(?) 석탑들이 있다. 뒷쪽 석탑처럼 그럴싸한 모양은 아니지만... 어딘지 모를 민초들의 염원같은게 느껴진다.
 

때마침 경내에서 고추를 말리고 있었다. 정겨운 풍경^^
 

와불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다본 7층 석탑
 

비로써 그 모습을 드러낸 웅장한 와불... 전하는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행주형국(行舟形局)으로 태평양을 향해 가는 배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즉, 관동,영남 지방은 산이 높아서 무거운데 호서호남은 평야가 많아서 가볍기때문에 동쪽으로 지세가 기울어져 나라가 평안치 못하고 변란이 많았다고... 이같은 산세를 관찰한 도선국사는 여기에 높은 천개의 탑을 많이세워 돗대로 삼고 천개의 부처로써
사공을 삼으면 배가 균형을 잡아 태평양을 향해 노를 저어가면 풍파가 없으리라 생각한것이다. 이같은 생각에 도선국사는 사동 하나를 데리고 와서 터를 다듬고 도력으로 천상의 석수들을 불러 그 날 닭이 울기 전까지 흙과 돌을 뭉쳐 천불천탑을 만든 다음 다음 닭이 울면 천상으로 가도록 부탁하였다. 그러나 도선국사는 시간이 부족할까봐 두려워 아무도 모르게 절의 서쪽에 있는 일괘봉(日掛峯)에 도력으로써 해를 잡아 매놓았다. 석수들이 열심히 탑과 부처를 만드는 곳에서 심부름을 하던 사동 녀석은 불사바위(절 뒤에있음)에서 돌을 날라주다가 그만 짜증이났다. 그때 도선국사는 일이 거의 되어가는 것을 보고 가만히 해를 풀어주었다. 날이 어두워질무렵 일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있었고 석수들은 와불의 마지막 손질을 위해 바삐 손을 움직이고있었다. 이때 꾀많은 사동이 지친나머지 그만 닭우는 소리를 꼬꼬댁하고 질러버리고말았다. 석수들은 와불을 세우고 일을 마칠 계획이었는데 닭소리가 나자 일손을 멈추고 하늘로 돌아가 버리고말았다. 와불이 세워지면 천불은 사공이 되고 천탑은 돗대가 되어 운주사 일대는 큰도읍이 되었을뿐 아니라 나라는 태평성세가 되었을 것이라 한다. 

과연 와불이 일어나면... 모두가 바라는 그런 세상이 올까...^^
 

두 개의 와불이 나란히 누워있다. 마치 잠에 든 양 편안한 표정을 하고있다.
 

바위 밑에서 볕이라도 피하는마냥 올망졸망 모여 있는 석불들^^
 

칠성 바위...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민간신앙에서 북두칠성에게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탑옆에 있는 둥근 바위들은 북두칠성의 별자리를 그대로 재현하고있다고 한다.
 

불사바위 올라가는 길에 있는 좌불... 득남신앙으로 인해 코의 훼손이 심하다고한다. 아들 낳는것도 좋지만... 제발...ㅠㅠ
 

명당탑. 국내에서 보기드물게 원반형의 석탑이다. 운주사 주변의 석질은 잘 갈라지는 특성이있어서 이렇게 자유분방한 형식의 제작이 가능했을꺼라는 설이 있다고한다. 이곳이 천년을 지배할 황제가 태어날 천년 군황지혈이라하여 명당을 찾는 무리들로 인하여 석탑의 훼손도가 심하다고한다. 
 

마애여래좌상... 음각 부조형태로 되어있으며 자연 훼손이 심하여 자세히 뜯어보지않으면 알아보기가 힘들다. 찬찬히 뜯어보면 왼쪽 상단에 부처님의 얼굴이 보인다.
 

불사바위... 공사바위라고도 불린다. 불사바위가 뭘까.... 하고 한참을 고민을 해봤다. 표지판에는 불사바위(The Rock of Command)라고 되어있었다. 명령 바위? 이게 뭐지? 알고보니 절의 중건을 지시한 도선국사가 이위에 앉아 불사(불교계의 공사)를 지시했다고해서 불사바위라고 한다고한다.
 

원형다층석탑을 배경으로 한컷...^^ 운주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절이 아니라... 자연과 절과 민간신앙이 혼합된 독특한 느낌의 사찰이었다.
 

석불 옆에서 동일한 포즈로 찍어보았다. 키순서대로... 왠지 석불 두개만 있으니 허전해 보여서 3형제...^^; 필자는 천주교 신자지만 석불의 손 동작을 따라해보았다...^^;
 

우리나라에 이런곳이 있다니... 겉멋만 들어 해외여행 한답시고 외국으로 외국으로만 돌아다녔던 내가 부끄러웠다. 부산에서 왕복 8시간 정도 거리지만 정말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크나큰 감동을 주는 곳이었다. 석불과 석탑 하나하나에 민초들의 애환과 염원, 이상이 느껴져서 그에 동화된 탓이었을까... 중간중간 울컥하며 눈시울이 젖어오기도했다. 천불천탑과 도선국사... 그리고 수많은 민중 석수들... 그들이 일으켜 세우고싶었던건 그저 와불이 아닌... 모두가 바라마지않던 그런 행복한 세상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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