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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헤어진지 벌써 두달째. 다투다가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헤어지자고해도 먼저 미안하다고하고 달래주던 그였기에, 설마 정말 헤어지게 될지는 몰랐어요. 그러고나서 정말 후회 많이 했어요. 자존심 때문에 먼저 연락은 못하고, 두 달이 지나서 도저히 그없인 안될것같아 연락했는데 그는 단호하더라구요.

 

"시간이 너무 지난것같다. 너한테 연락안올줄 알았고, 미안하지만 난 이미 마음 다 정리했어."

 

그래서 울면서 저 안보고 싶냐고, 후회안할 자신있냐고 말했어요. 한동안 말이 없던 그... 일단 만나서 이야기하자고하며 며칠뒤로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리고 약속한날 하루 전날 다시 전화했을때 그가 하는 말이...

 

"두달이 지난 지금에야 니가 이러는건 어쩌면 그냥 미련 때문일지도 몰라. 지금와서 다시 만나는 것도 웃기고... 그냥 안만나는게 좋을것같다."

 

그래서 제가 안된다고 울면서 일단 만나자고, 제가 그쪽으로 그냥 가겠다고 무작정 그를 찾아갔어요. 그렇게 그를 두달만에 만났어요. 근데 그는 여전히 냉정했어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냉정해질수 있는지... 제가 생각해볼 시간을 주겠다고, 기다리겠다고하니...

 

"나 사실 요새 호감가는 여자가 있어. 그 여자랑 잘해보고싶어."

 

솔직히 충격받았어요. 그 짧은 사이에 어떻게 딴 여자를 만날수있는건지, 나쁜놈. 저는 끝까지 매달렸어요. 그러자 남친도 자기도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그냥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정리하고 싶다고, 자기도 힘들었다고, 시간이 지나면 저도 천천히 정리할수있을꺼래요. 제가 안된다고 울면서 계속 기다리겠다는데도 자기는 한번 끝이면 끝이라고 제발 부탁이니 그만하재요.

 

정말 죽을것 같아요. 나한테 한 행동들 그 여자한테 할거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거 같아요. 첫남친이었고 그만큼 소중했고 그래서 너무 힘들어요. 두 달 동안 딴 여자 만나고 그랬다는게 너무 상처고 충격적이예요..어떻게 다 잊을수있죠? 미련도 없나요? 그 여자랑 잘 안되도 제게 돌아올 가능성은 정말 없을까요?

     

 

1. 홧김에 헤어지잔 말

 

홧김에 헤어지자고하고 후회하고 있다는 S양. 아마 그녀의 헤어지잔 말은...

 

"나 이렇게 화나있으니, 어서 달래줘! 헤어지자고 말할만큼 화났으니 어서 니가 잘못했다고 하란 말이야!"

 

...정도가 될것이다. 정말 헤어질 생각까진 없고, 본인이 선택할수있는 가장 극단적인 카드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전하려 한것. 하지만 그녀의 그런 의도와는 달리 그 말을 듣는 순간 전남친의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은 아마...

 

"화가 난다고 헤어지자고? 우리 사이가 그저 한번 다퉜다고 헤어질수있는 사이인가? 나는 그녀에게 고작 그 정도일뿐인 사람인건가?"

 

...일것이다. 당신은 본인을 달래주고 잡아주지 않은 그에게 서운한 마음이었겠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이별 '당하게된' 정말 황당스럽고도 실망스러운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는것.

 

헤어지잔 말은 홧김에 할수있는 말이 아니다. 많이 부딪히고, 다투고, 맞추려 노력해보고, 그래도 더 이상 맞추기 힘들다고 느꼈을때 최후의 최후에 정말 끝을 보려 할때만 해야하는 말이다. 헤어지자는 말로 상대방에게 충격요법을 가하는것, 그건 차라리 폭력이다.

 

  

 

2. 붙잡아 주길 바랬는데...

 

"몇번 헤어졌어도 다시 잘 만났던 우리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단 한번도 붙잡지 않더라구요. 제 잘못이고, 너무 후회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단칼에 자를수 있는것인지."

 

이 말로 미루어보아, S양이 K군에게 이별을 말했던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던것 같다. 원래 사람은 한번 주어진 호의에 대해서는 당연한것으로 여기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둔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당신이 헤어지자고 말했음에도 자신의 자존심을 다 버리고 그런 당신을 잡아준것. 그건 어쩌면 그가 당신에게 보여줬던 최대의 배려요, 최대의 호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고, 그래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말았다.

 

물론 그도 처음에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에, 놓치고 싶지않은 마음에 자신의 잘못 여부를 떠나 애써 당신을 잡았다. 하지만 똑같은 일이 반복되니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을터...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하는 당신에 대한 실망은 점점 더 커지고,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어 더 고통받기 전에 그만둬야겠다는 결론에까지 이르게 된것.

 

쉽게 꺼낸 이별선언과, 심사숙고 끝에 받아들인 이별. 그 차이가 너무 크기에 봉합하기엔 이미 늦어버린것. 혹시 헤어지잔 말을 꺼냈을때 상대방이 당신을 한번 잡아줬다면... 두번 다시는 같은 말로 상대를 시험에 들게하지마라. 한번이 되니 두번도 되는게 아니라, 한번은 되지만 두번은 안되는 일이 바로 이별선언이니까.

 

 

 

3. 이별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

 

심정지 등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에게 응급조치를 취했을때 그 환자를 다시 살릴수있는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한다. 그 시간 안에 인공호홉을 시도한다면 초보자라도 멈춰진 호홉을 되살릴수있지만... 그 골든타임을 놓쳐버리게되면 허준에 버금가는 천하의 명의가 그 환자를 보더라도 다시 살리기 어려워진다.

 

이별 또한 마찬가지. 그의 마음이 먼저 떠나서 심사숙고 끝에 당신에게 이별을 통보한거라면 어렵겠지만 그게 아니라 당신이 홧김에, 혹은 당신 잘못으로 그렇게 된거라면 이 또한 골든 타임이 있다.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고, 또 본인 잘못이었다면... 전화하고 다시 만나서 진심어린 사과와 앞으로 그러지않겠다는 말로 그를 잡아보라고 하고 싶은데... S양의 경우는 안타깝게도 시간이 너무 지났다. 그렇게 소중하고, 놓치고 싶지않은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두 달이나 연락을 하지않았다는건 상대에게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준것과 같다.

 

 

 

 

"자기가 헤어지자고 해놓고, 두달이나 방치해놓고 이제와서 그러는건 무슨 심보래!"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S양을 욕할것이다. 하지만 누가 잘못해서 헤어졌던간에 이별이란 원래 힘든것이다. 게다가 첫 남자친구였다면 함께했던 모든것들이 처음이었을것이고, 그만큼 의미도 많을것이다. 어쩌면 S양은 비싸지만 가치있는 수업료를 낸것일지도 모른다. 수업료가 비싼만큼 분명히 그만큼 얻는 큰 깨달음도 있을것이다.

 

가슴이 먹먹하고, 숨조차 쉬기 힘든 이별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치유된다. 첫째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이제는 이별하는 방법을 배울 차례다. 그를 잊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상처가 조금씩 아물기 시작할때쯤엔 분명히 더 좋은 인연이 찾아올것이고, 이번에 배운만큼 다음번엔 똑같은 실수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입히는 사랑은 하지않길 바란다. 당신이 현명한 사랑을 배우는 그날까지!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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