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짐은 며칠 전부터 설레이는 마음과 함께 배낭에 넣어둔지 오래다. 여기서 잠시 종오의 여행 짐들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1.허리 쌕- 면세점에서 구입한 검정색 가죽 허리 쌕으로 허리에 차고 옷으로 덮으면 감쪽같다. 안에 물건을 많이 넣을 시 배불뚝이 아저씨(대략 낭패...;;)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없지 않지만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이 안에는 여권, 싱가폴 달러 800달러등 중요한 물건만 들어있다.
2.배낭 - 이스트팩 종류보단 크고 산악용 배낭보단 작은 중형 배낭. 아버지가 저번 말레이시아 여행 때 'DUNLOP에서 꽤나 비싸게 들여 구입하신 거란다. 초록색과 검은 색이 혼합된 가방으로 방수도 되고 앞에 달린 가방이 분리도 되는 등, 꽤나 실용적인 가방이다.
3.옷가지 - 폴로티 2개, 라운드티 2개, 청바지 1개, 반바지 2개, 잠옷 반바지 1개, 양말 3켤레, 방수되는 긴 팔 잠바 1개(에어콘 때문에 무지 추운 장거리버스나, 고산 지대에서 꽤나 유용하게 쓰였다), 속옷 아래위로 3개씩. 물론 출발당시 입은 옷도 포함한 것이다. 옷을 적게 가져가는 바람에 저녁마다 빨래공포증에 시달려야만 했다.-_-;;;
4.신발 - 장시간 걸을걸 대비해 'New Balance에서 구입한 러닝화를 신고, 국산 등산 브랜드인 K2에서 구입한 발이 편한 샌달을 하나 넣었다. 신발을 두 개나, 무겁겠다.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장시간 걸을 때는 러닝화나 운동화가 있어야만하고, 수영장이나 샤워장(어느곳이나 슬리퍼를 비치해두는 곳은 없었다.) 심지어는 호텔 방안까지도 샌들은 유용하게 쓰였다. 그냥 운동화 신고 들어갔다간 모양새도 안좋고 다 버린다...-_-;;;
5.MP3 플레이어 - 내 보물 1호, 장시간 버스를 탈 때나 걸을 때 지루함을 달래 준다.
6.이 밖에도 비 올 때를 대비해서 삼단 우산, 감기약과 대일 밴드 물파스 같은 상비약 강렬한 태양에 대비해 썬크림, 일지를 쓰기 위한 노트 및 필기구, 여행 정보 프린트 한 것, 자동 카메라, 삼각대(들고만 가서 무거워서 안 썼는데 나중에 결국 엄청난 피를 보고 말았다. 내 사촌이 카메라맹이었던 것이다. 쿠쿵! 나중에 현상해본 사진에선 대략 머리랑 몸통이 다 짤리는 끔찍한 하드코어가 연출되어 있었다....-_-;;)

다시 한번 배낭을 뒤져 봤지만 빠트린 건 없는 것 같았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친 후 아버지와 나, 사촌은 Batam Center에 있는 International Seaport(국제항)로 갔다. 우리는 말레이시아 조흐바루(Johor Bahru)행 티켓을 구입했고, 아버지께선 마침 싱가폴에 볼일이 있으셔서 그쪽 티켓을 구입하셨다. 커피숍에서 카페라떼, 딸기 쉐이크 등을 시켜 놓고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이 되어 들어갔다. 인도네시아는 입국 시 외국인에겐 이것저것 시비를 걸면서 노골적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람도 있는데 다행히 나가는 길이라 그런지 그런 시비에 휘말리진 않았다. 우리 배는 10시 발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10시 30분 발인 아버지 배 펭귄호가 먼저 와서 아버지와 먼저 작별을 했다. 한참을 기다렸으나 우리 배인 'Samudra99(사무드라99)'는 오지 않고... 표받는 사람한테 물어봐도 모르겠다고하고, 위에 전광판에는 있지도 않은 배가 보딩 중이라고 나오고... 뭐냐 유령배냐? -_-;; 하여간 계속 서성 거리다보니 출발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배가 들어왔다. 보딩을 보통 30분전에 하니까 40분 가량 늦게 배가 도착한 것이다. 투덜대면서도 배를 안 놓친 것이 내심 기뻐 냉큼 배에 올라탔다. 그런데 배를 타고 보니 솔직히 조금 실망이었다. 배 크기가 작은거야 아담 사이즈니 하고 넘어가도 솔직히 국경 넘어 말레이시아까지 가는 밴데 좀더 깨끗하고 괜찮은 배를 기대했던 것이다. 아서라 종오야, 그런거 다 따져가며 어떻게 동남아 여행할래, 하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다행히 화창한 날씨에 물결도 가볍게 넘실대며 배를 흔들고 있었다.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조울증인가...-_-;;;)

 잠시 후 배가 출발했다. 나야 설레기도 하고 기분도 좋았지만 사촌 동생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하긴 저번에 인도네시아로 들어올 때도 약간의 배 멀미를 하던 것 같았다. 다행히 그렇게 크게 하는 건 아니라서 단지 머리가 약간 어지러운 정도란다. 짐을 앞쪽 의자 쪽으로 치워주고 뒤로 기대서 자라고 말해줬다. 2시간 정도 흘렀을까 드디어 말레이 반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항구로 가는 뱃길엔 작업중인 선박들이 즐비했다. 개중에는 한국의 H사 배도 있어 그걸 보며 재미있어하고 있는데 갑자기 굵은 비가 배 지붕을 두드리며 후두두두 하고 내리기 시작했다. 여행 시작부터 비라니... 빨리 그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창 밖을 바라보다보니 어느새 배는 말레이시아의 조흐바루항에 도착했다. 짐을 울러 매고 Seaport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잠시 화장실에 들렀는데 사촌 동생이 화장실 안을 한참을 들여다 본다. 이곳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휴지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변기 옆에 작은 호스가 하나 달려있어 물을 살살 흘려내며 왼손으로 씻어낸다. 호스 대신에 물통과 물바가지만 놓인 곳도 있다. 어떤 면에 있어서는 휴지로만 닦아내는 것 보다 더 위생적일지도... 나야 자주 봤으니 알고 있지만 처음 본 사촌은 그마저도(;;;) 신기한가보다. 못내 발걸음을 떼지 못하더니 급기야는 내게 사진기를 맡겨 한 컷 찍고야 말았다. 못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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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고 말레이시아 입국 도장을 ,하고 찍었다. 왠지 기분이 좋아서 '뜨리마까시(Thank you)'라고 말레이어로 인사를 하고 심사대를 통과하자, 근엄하게 생긴 심사관이 갑자기 껄껄대며 웃더니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보며 무척이나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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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오 24세,
미소년(?)이긴 하지만 그런 취미는 없다..-_-;; 돌 날라온다.. 우르르...^^;; 심사대를 통과해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호객꾼들이 성화다. 이런데서는 주욱 늘어서서 자기들끼리 짜고 바가지 씌우는 놈들이 많다. 귀찮아서 양손을 휘저으며 계속 지나간다.

"Where are you going?" 

붙잡히면 괜히 귀찮아진다. 무시하고 그냥 통과하자. 근데 급기야는 뒤를 졸졸 계속 좆아오며 빈정대듯 이렇게 외쳐댄다. 

"Can you speak English?"


이자식들이, 크워워워!!! ^-_-^+

 이 사람들이 지금 장난하나, 벌억!하마트면 발끈할뻔했지만 발끈해봤자 어쩌랴, 임창정이 아닌 이상 16대일로 싸우고 살아남기는 아무리 필자라도 조금 힘들다...-_-;;; (조금 힘들까...;;)

 Seaport는 쇼핑센터와 연결되어있었는데 택시 타는 곳을 몰라서 한참을 헤맸다. 한참을 같은 곳을 뱅뱅돌다가 입구에서 무전기를 들고 얼쩡거리는 사람이 뭔가 있어보이길래 다가가서 물어봤다.

"Excuse me, Sir. Could you tell me how to get to the taxi stand. please?"

그러자 그 사람은 영어를 잘 못하는 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어물대며 말했다.

 "Go Strait... and right... left..."

간단해도 무슨 뜻인지는 다 알아들겠다. 땡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Taxi Stand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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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선 택시 기사들이 잔뜩 모여서 운행할 생각은 안하고 벤치에 기대서 자는 사람, 담배피는 사람, 시시덕대며 노는 사람 등 가관이다. 지내들끼리 담합할까봐 위에서도 그냥 뿌리쳤는데 이럴꺼면 위에서 그냥 탈 걸 그랬다. 망설이며 주춤주춤 다가가자 그중에서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말레이시아어로 뭐라고 한다. 영어로 말해달라니까 진짜 알아듣기 힘든 영어로(;;;) 어디 갈꺼냐고 묻는다. 익스프레스 버스 터미널로 간다니까 놀고 있던 기사 중 한 명을 지목하며 타란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택시에 탔는데 택시 기사가 말레이어로 뭐라고 한다. 내가 영어로 해달라고 말해도 지 할 말만 지껄이더니 택시를 출발시킨다. 다행히 미터기가 켜져 있길래 바가지야 씌우겠느냐는 생각에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렇다! 어느 가이드북엔가 미터기를 킨 사람은 양심 운전수라고 했다...ㅋㅋㅋ 택시가 달리는 중에도 나와 사촌 동생은 걱정이다. 말레이시아는 택시 바가지가 심하다던데 미터기는 켰으니 됐고 혹시 이자식이 우리 길 모른다고 뱅뱅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10분이 조금 지났을까.. 멀리서 버스 터미널이 보이자 우리는 안심했다. 택시기사는 친절하게도 내려서 뒤 트렁크의 짐을 꺼내주기도 했다. 이 자식 알고보니 괜찮은 녀석이구나.. ㅎㅎ  그리고는 그 사람은 내게 손을 내민다. 미터기에 12RM라고 적혀있다.  익숙하지 않아 어린 시절 부르마불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 돈 같은 말레이시아 화페를 꺼내들고 세서 내밀었다. 그러자 머리를 흔들면서 아니란다. 아니긴 뭐가 아니냐고 영어로 따지졌으나, 계속 말레이어로 뭐라고 지껄인다. 그러더니 아주 친절하게도(?) 주머니 속에서 자기 돈을 꺼내서 하나둘 세어보여준다.

"하나, 둘, ... , 열, ... , 스물, ... ,스물 다섯...(말레이어로)"

"음... 그렇군 스물 다섯이군...^^"

"...(멀뚱멀뚱)"

"음....(역시 멀뚱멀뚱)"

 이 자식이 누굴 호구로 아나. 내가 화를 낼 기색이자 이 녀석은 뒤로 슬며시 물러서며 옆의 택시 기사들에게 눈치를 보낸다. 그러자 뒤에서 놀고 있던 택시 기사들 한무리가 슬그머니 다가온다. 초등 학교 때 딴 태권도 1단의 실력을 발휘해 괴한들을 모두 물리치고 싶지만 필자, 아직 죽기는 이르다...-_-;;;; 결국 눈물을 삼키며 그 밉살스런 택시 기사놈한테 25RM을 내던지다싶이 던져주고는 버스 터미널로 들어갔다.
 여기서도 호객꾼들이 귀찮게 따라붙는다. 이미 바가지도 쓴 판이고, 아니지 바가지라기보단 차라리 강도로 돌변한 택시기사가 어울리겠다...;;; 기분도 별로라 또다시 뿌리치고 우리끼리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중 한 놈이 포기할 줄 모르고 계속 따라 붙는 거다. 계속 어디갈꺼냐, 버스 있다, 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끈질기게도 따라다녔다. 사촌도 화를 내고 싶지만 아까 전 같이 우르르 몰려올까봐 화도 못내겠단다.;; 버스를 안타는 것처럼 바깥을 빙 둘러 다시 들어가자 다행히 그 놈이 떨어져 나갔다. 우리는 누군가가 또 우릴 귀찮게 할까봐 두려움(?)에 떨며 간신히 말라카(Melaka)로 가는 버스가 있는 창구를 찾을 수 있었다. 세 개의 창구 중 이슬람인지 사리(이곳에서는 질밥(JilBab)이라고 한다.)를 뒤집어쓴 여자가 표를 파는 Express Mayang Sari 라는 곳에서 12.30RM을 주고 표를 구입했다. 표를 사고 나니 다시 한번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3시간 거리인 말라카가 12.30RM인데 10분도 안탄 택시가 25RM이라니... 이를 갈아봐도 이미 배는 나무가 되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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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밥(사리) 쓴 여인네들의 모습

 15:00 시 버스니까 아직 30분 가량 여유가 있다. 점심을 안 먹은터라 배가 고파 근처 페스트푸드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치킨버거종류가 태반이다! 돼지고기 패티가 들어간 버거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다른 메뉴도 치킨버거에, 치킨 후라이드에, 치킨 볶음밥에.... 나중에 맥도날드나 KFC에 가서도 메뉴가 대동소이했다. 이유는 독자 여러분도 이미 짐작하셨으리라... 이곳은 돼지고기를 부정한 음식으로 여긴다. 쩝... 편식은 나쁜건데...;; 어쨌든 고르고자시고 할것도 없이 치킨버거 밀(Meal:우리나라를 제외하곤 세트라고 안하고 밀이라고한다.)을 시켜먹었는데 소스도 토마토 캐첩이 아닌 칠리 소스(여기선 삼발Sambal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 흔히 들어오는 칠리 소스보다 시큼한 맛이 더하다.)가 나왔다. 뭐 나름대로 입맛에 맞는 편이라 맛있게 먹고 콜라는 버스 여행을 대비해 반만 마셨다. 필자는 화장실에 자주 가는 편이라 버스 탈 때는 항상 마실 것에 주의한다. 게다가 어떤 버스 기사는 자기가 화장실에 안 가고 싶다고 휴게소를 그냥 통과해버리는 경우도 가끔 있다.
 식사를 마치고 버스 타기 전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갔다. 재미있는 건(억울한건가..-_-;;) 이곳에선 대부분의 화장실이 유료다. 보통은 화장실 앞에 책상 하나를 가져다 놓고 앉아서 돈을 받는 사람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무슨 김삿갓 대동강물 팔아먹냐면서 어이없어 했지만 이내 이해가 갔다. 더운 지방에선 물이 귀하기 때문이다. 또한 식당에서 밥을 시켜 먹어도 우리나라처럼 물이 공짜로 나오지 않는다. 마실건 따로 다 시켜먹어야한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설혹 물이 나오더라도 먹지말길 권한다. 동남아 여행중에 물 때문에 탈이 나는 사람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항상 생수를 사먹는 편이 좋다. 어쨌든 나야 유료인걸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사촌 동생은 신기해한다. 또 사진이 찍고 싶은가보다...-_-;;;

"저 책상 앞에 있는 사람 덩치 좀 봐. 너 한 대 맞으면 차 탈 필요도 없이 말라카까지 날라갈꺼야...-_-;;;"

협박(?)이 통했던지 포기한 사촌 동생과 20센트(1RM은 100센트)를 내고 화장실에 다녀온 후 표를 살폈다. 플랫폼 41이라고 되어있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30번 이상의 번호를 가진 플랫폼은 보이질 않는다. 사촌 동생이 옆의 창구를 보며 말한다.

"종오 형, 옆에도 버스표 산데 바로 앞 플랫폼에서 타는 데 우리도 그런거 아냐?"

 듣고보니 그럴듯해 아까 표를 산 곳으로 간다. 창구 아가씨한테 어디서 버스를 타냐니까 바로 앞을 가르키며 여기서 탄단다. 아, 그렇구나 역시 창구 바로 앞에서 타는구나하면서 그곳에서 기다린다. 사촌 동생이 우쭐거린다. 필자는 속으로 이럴꺼면 햇갈리게 플랫폼은 왜 만들었으며 또 표에 플랫폼 번호까지 찍어준 건 또 뭐야,하고 생각했다. 버스 시간을 5분정도 남겨놨을까...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의구심! 분명히 뭔가가 있어. 그래서 일단 사촌 동생을 그 자리에 세워두고 죽어라 터미널 안을 뛰어다녔다. 그런 끝에 결국 옆쪽으로 비스듬히 있어 잘 안보이던 플랫폼들을 발견했다. 31~50번까지... 그래도 아까 창구에서 한 말이 생각나서 41번 플랫폼앞에 앉아 기다리던 중국계 아줌마에게 여기서 말라카 행 버스가 출발하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한다. 시계를 보니 1분전이다. 부랴부랴 뛰어가 엉뚱한 플랫폼 앞에 서 있던 사촌을 낚아채 데리고 왔다. 우리가 그 앞에 선지 얼마안됐을 때 마침 버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휴...
 우리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버스는 바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이국적인 열대 우림을 구경하다가 나중에는 지겨워져서 MP3를 듣다가 잠도 자다가 하다보니 3시간이 조금 더 걸려서 말라카 익스프레스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내리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호객행위 중이었다. 버스를 타는 동안 버스 기사의 심술(?)로 휴게소에 한번도 들리지 않았던터라 귀찮게 구는 택시 기사들을 떨쳐버리고 화장실부터 갔다.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를 뒤따라왔던지 마침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말레이계 택시 기사가 어디가냐고 물었다. 근성이 있다싶어 마코타(Mahkota) 호텔까지 간다고 대답하자 따라오란다. 3분정도 걸어가니(참 이 기사 우릴 질기게도 따라왔다.-_-;;;) 그의 택시가 정차해있었다. 그런데 택시 안에 들어가니 택시 미터기가 아예 없는 것이다. 에고 또 바가지구나 싶어 뭐라고 외쳐대는 택시기사를 따돌리고는 다른 택시쪽으로가서 미터기가 있냐고 물었다. 역시 없단다. 몇군데를 둘러봐도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포기하고 가까이 있던 택시기사와 택시 값을 흥정했다. 결국 10RM에 합의를 보고 택시에 올라탔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맨처음 택시기사가 억울하다는 듯이 두 팔을 들어 올려보였다. 약간 미안했다...^^;;;
 15분쯤 달렸을까 택시는 마코타 호텔에 도착했다. 계산을 하고 택시에서 내리자 호텔 벨보이(보, 보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좀 들어보였지만...;;)가 달려나왔다. 호텔 안으로 들어가 프론트에서 Twin room(방 한개에 침대 두 개, 아침 식사 포함) 가격을 알아보니 세금(보통 10%) 제외하고 135RM(한국돈 47,250원)이란다. 말레이시아 물가를 생각했을 때 약간 비싸다 싶기도 했지만 아버지도 원래 고급호텔에 하루 정도는 묵어봐야지 하면서 추천해 주신거였기 때문에 체크인을 하고 들어갔다. 예의 그 벨보이가 친절하게도 방까지 우리를 안내해 주었는데 어찌나 넓던지 그 사람의 안내가 없었더라면 정말 헤맬뻔했다. 호텔 건물은 꽃 이름으로 10여개의 동으로 나눠져 있었고, 커다란 수영장 2개에, 휘트니스 센터, 스쿼시 치는 곳 등 솔직히 내가 가본 곳 중에선 제일 고급이었다. 벨보이를 따라 우리 동인 Orchid로 들어가 방을 열자 거실에는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싱크대에, 베란다, 침실 안엔 샤워시설이 갖추어진 화장실, TV나 냉장고등 기타 편의 시설 또한 자리잡고 있었다. 호텔이라기보다 콘도 같은 분위기가 나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너무 마음에 들었다. 벨보이에게 1RM의 팁을 주고 여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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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바깥으로 나가 저녁 식사나 하자는데 합의를 본 우리는 프론트에서 안내 지도를 한 장 얻어서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이미 어둠이 깔려있었다. 처음에는 동서남북 방향 잡느라고 약간 헤매다가 오른쪽으로 꺽자 바로 지도에 있는 커다란 마코타 퍼레이드(Mahkota Parade)라는 건물이 보였다. 횡단보도가 안보여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횡단보도 비스무리하게 흰 줄이 두 개 그어져 있는 곳을 건너서 마코타 퍼래이드를 빙 둘러 걸었다. 물론 이 건물 바깥쪽에서도 빵집이나 페스트푸드 점들이 늘어서 있는게 보였으나 왠만하면 현지 음식을 먹어보자는 욕심에 더 걸어갔다. 조금 더 가니 분수대가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 있었는데 지도상에선 이곳 음식점들이 즐비하다는 타만 메르데카(Taman merdeka) 근처여만 하는데 도대체 여긴 어디야 하면서 계속 헤맸다. 나중에야 효주(여동생)한테 물어봐서 안 사실이지만 'Taman'이 바로 공원이라는 뜻이란다. 낫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더니....켁...-_-;;
 호텔 주변까지 다시 돌아왔다가 반대쪽으로 갔다 하면서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아까 그 공원에서 1분거리 쯤에 있는 음식점 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방향치였던건 아니다. 늦은 시간이라 다른 음식점은 다 문을 닫고 2개만 열려있어 설마 여기가 음식점 거리겠냐면서 계속 헤맸던 것이다.;;; 어쨌든 열려있던 인도식 음식점이랑 중국 식당 둘 중에서 일단은 무난한걸 먹어보자 싶어 중국 식당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중국말과 말레이어로 메뉴판이 적혀있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었으나 다행히 내가 Mee(국수)라는 말과 AYAM(닭고기)이라는 말을 알았기 때문에 그나마 무난한(?) 닭국수를 시킬 수 있었다. 잠시 후 국수가 나왔는데 쌀로 만들어진 면발은 실처럼 가늘었고 약간은 텁텁한 맛이 났다. 그러나 안에 들어있는 닭고기와 내장은 마치 순대국을 먹는 듯한 맛을 느끼게했다. 국물 또한 얼큰했다. 캬아, 조타~ 가격은 한 그릇에 3RM, 우리나라 돈으로 1050원이니 꽤나 싼 편이었다. 국물까지 훌훌 다마셔도 젊음(?)의 허기를 다 채우지 못해 간식으로 Satay Ayam(말레이식 닭꼬지)도 1개씩 사서 물고 아까 전에 지나왔던 마코타 퍼레이드나 구경하자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옷이나 가전제품, 명품도 파는 등 우리나라 백화점과 똑같았다. 지나가다 Levis Type 1 청바지(여기선 5만원정도 했다.)를 보고 군침을 약간 흘리기도하고 가전제품 파는 곳에서 디카를 구경하기도 하는 등(디카는 솔직히 우리나라 내수가 훨씬 싸다.) 나름대로 눈요기를 하다가 베스킨라빈스에 들려 싱글 컵 2개(11.80RM=4130원)를 사먹었다. 워낙에 싼 것만 먹다가 갑자기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갑자기 비싸게 느껴졌다.^^;;

 쇼핑센터를 대강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와 아까 봐두었던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려고 수영복을 챙겨들고 갔으나 왠 걸, 22:00가 문닫는 시간이니 10여분밖에 남지 않아 있었다. 아쉬워하며 호텔 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물이랑 음료수를 몇 개 사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폐장시간에서 20분이 지나있었는데도... 이럴꺼면 우리도 진작에 할 걸, 하면서 원통해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돈을 아껴보고자 손빨래를 했는데 속옷 두벌에, 양말 한 켤레, 남방 하나를 빠는데 무척이나 힘들었다. 군에 있을 때는 쫄병 때야 찬밥 더운밥 가릴 게재가 아니니 손으로 대강 빨아서 입었고, 고참 때는 세탁기로 돌렸는데 사회에서 깨끗하게 빨아보려니 더 힘든 것 같았다. 다 빤 빨래는 미리 준비해간 옷걸이에 걸어 카메라 받침대 위에 올린 뒤 거실 천장에 달린 대형 선풍기 밑에다 두었다. 잠자기 전까지도 빨래가 잘 마르고 있을까 걱정이니 완전 주부가 따로 없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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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09.07.18 01:31 신고

    오마낫 꽃미남...
    ㅎㅎ.. 역시 변기에 꽂히 셨군요...
    전 요즘 한국 와서 이런 생각 한답니다.. 비데 말고..
    저런 호스 줄 하나 없냐고.. ㅡㅡ;; 역시 습관은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