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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휴대폰만 있으면 몇초만에 뚝딱 원하는 글을 적어넣고 상대방에게 보낼수 있는 편리한 문자메세지. 문명의 이기라 할만큼 편리하고 유용하기 그지 없다. 전화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의사를 전달할 수 있으며, 직접 말하거나 전화로는 약간 부담스러운 말같은 경우 문자 한통만 날려주면 간단하게 해결되니 얼마나 편리한가. 이는 연애에 있어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마음에 두고 있던 그녀로부터 날아온 한 통의 문자 메세지나, 지친 일상에서 연인에게 날아온 상큼한 문자 메세지 한통이면 그야말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동전의 이면이 있는 법. 때때로 문자 메세지가 당신의 연애를 망치기도 한다는데... 이게 과연 무슨 말일까? 편리하기만한 문자메세지가 왜 당신의 연애를 '망친다'는 것일까?


1. 문자로만 연애하는 당신?

K군의 사연,

소개팅에서 만난 그녀. 만났을때는 그럭저럭 분위기가 괜찮았어요. 한번 잘해볼까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첫만남 이후에 문자를 보냈죠.

'잘들어가셨어요?'

그런데 답이 바로 안오는거예요. 거의 2시간이나 지나선가 그제야

'오늘 즐거웠어요. 좋은 밤되세요~'
 
이런 문자가 하나 날라오는거예요. 왠지 자존심이 상하긴했지만 '그래, 여자가 튕기는 매력도 있어야지' 하고 이해하려 했답니다. 근데 그후로도 몇번 문자를 더 보냈는데 제가 3,4번 보내면 그쪽은 한번 보낼까 말까고, 그나마 답문도 짧게 오고... 대화를 좀 길게 이어보고 싶어서 의문문으로 문자를 보내봐도 여전히 거의 단답형이더라구요. 그러고보니 2주간 연락 주고받으면서 아직 한번도 먼저 연락 준적이 없네요. 

제가 마음에 안들어서 거리를 두는건지, 아님 튕기는건지... 어제 밤에는 왠지 울컥해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말을 하다보니 괜히 자존심도 상하고해서, 결국 우리는 서로 안될것같다고 이야기하고 통화를 끝냈습니다. 그런데 하루 자고 나니 왠지 제가 좀 심했던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장문의 문자로 제 입장이 이래서 그랬던거고, 주말에 시간되면 얼굴이나 보자고 했어요. 사실 저도 정도 많이 떨어지고 기대 안했는데 답문이 왔네요. 주말에 보자고... 이건 뭥미.;; 장난치는건지... 마음이 없으면 차라리 답장을 하지 말던가. 이거 도대체 무슨 속셈인걸까요? ;;;


얼핏보기엔 답답한 K군의 심정이 이해도 가고, 정말 하자는건지 말자는건지 어정쩡한 그녀의 태도가 아리송하기도 하다. 이럴때 많은 사람들이 하는 충고 중 하나가 "딱 보니 어장관리네."이다. 가까이 하고 싶진않고, 그렇다고 차버리자니 아깝고? 하지만 모든일은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말만 들어서는 안되는 법. 사실 그녀의 속마음은 정작 이런 것이었다면 어쩌겠는가? ^^

L양의 사연,

소개팅에서 만난 그 남자. 만났을때는 꽤 괜찮은 분위기였어요. 잘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처음 만나고 들어오는데 문자가 오더라구요. 잘들어갔냐고... 분위기가 좋았었기에 전 그래도 전화라도 해줄줄 알았는데 왠지 그냥 예의상 보내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고민하다가 그냥 짧게 즐거웠다고 답을 해줬답니다. 그 후로 몇일간 문자가 찔끔찔끔 오더라구요. 하루에 2,3통씩?

'좋은 아침 보내요~'

...라고 보냈길래,
 
'네, 좋은 하루보내세요~'

...라고 답을 줬고, 강의 듣고 있는데 문자로

'좋은 오후죠? ^^'

...하고 문자가 오더군요.

'네, 좋은 오후예요.'
 
...라고 답해줬구요. 이런 문자가 거의 2주간 왔다 안왔다하면서 반복되더군요. 딱히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자는 것도 아니고, 비슷한 인삿말만 문자로 계속 보내는 그 남자. 도대체 무슨 속셈인걸까요? 그러다가 어제 전화가 오더니 섭섭했느니 어쩌니 하면서 인연이 아닌 것 같다는거예요. 좀 황당하더라구요. 아직 우리 둘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 섭섭하다니... 도대체 우리가 뭘한건가, 이런 생각도 들구. 그러더니 다음날 또 연락이 오더군요. 그것도 '문자'로 완전 장문의 글을 보내놨어요. 주말에 보자고... 일단 알겠다고 하긴했는데... 도대체 이 남자 무슨 생각인걸까요. 그닥 만나고 싶지는 않고 문자만 주고 받고 싶은걸까요? 아님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미안해서 예의상 문자만 보내고 마지못해 애프터 보내는걸까요? 정말 도대체 무슨 속셈인걸까요? ;;;


어떤가? 혹시 안타까움에 이마를 치지 않았는가? 이런지도 모르고, 어장관리니 몹쓸 여자니 하면서 상대를 매도하고 거리를 둬버렸다면...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 사실 2주나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그리고 그렇게 '질질' 끌었음에도 만나자는 말에 응했다면 그녀 역시 당신에게 전혀 마음이 없는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 정도면 충분히 마음이 있는거다. 어느 누가 시간이 남아돌아서 마음에도 안드는 사람에게 2주씩이나 문자에 답을 해주고있을 것이며 2주만에 전화를 해서 만나자는데 만나겠다고 하겠는가. 오히려 잘못이 있다면 2주간 '문자로만' 연애를 하려했던 당신에게 있다. 당신 입장에서는 "뭐야? 답장도 빨리 안해줘, 밀고 당기는거야?"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이 사람 내게 마음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만나자는 말도 없구. 어쩌자는거지?" 이런 마음이 들것은 자명한 일. 쓸데없이 문자질이나 하며 간보지말고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직접 만.나.라.^^


2. 문자메세지가 주된 의사소통 수단이 되어선 곤란하다.

부끄러워서... 혹은 상대방의 의중을 확실히 몰라서... 첫 만남 이후 '문자메세지로만' 연락을 주고받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얼굴을 안보고, 목소리를 듣지않고 주고 받는 연락은 종종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오기도한다. 실제로 만날때는 대화 내용 뿐 아니라 상대방의 미묘한 표정 변화, 목소리 톤, 억양의 높낮이 등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서로간의 주고받는 의미가 크게 달라질수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특히 첫인상이 중요한 초반 연애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문자는 그런 미묘한 늬앙스의 전달이 불가능하기에 오로지 '문자' 그 자체의 해석에만 매달리게 되는데... 분위기에 따라 농담으로 들릴수있는것도 문자 메세지상에서는 비수가 되어 꽂히기도 하고, 당신이 나름 진심을 담아 조심스레 전한 의미가 때론 무미건조한 말로 희석되어 전달되어 지기도 하고 말이다.

 

또한 당신이 그녀에 대해 알고있고, 그녀가 당신에 대해 알고있는게 얼마나 될까. 소개팅으로 만났다면 상대에 대해 고작 1시간 정도 분량(?)의 정보가 있을것이고, 아무리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그 1시간의 정보를 가공하여 수십번의 문자를 주고받기는 힘든 노릇이다. 그래서 '잘 들어갔어요?' 시작해서, '저녁은 먹었어요?' 이런 식으로 대화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문자와 전화에만 의존하다보면 결국 둘 사이는 서먹서먹해져버려 오래가지 못한다. 그럼 어떡하냐고? 그런다고 없던 '이야기꺼리'가 생기냐고? 정확한 지적이다. 그러니까 '만나야'하는것이다. 문자보단 전화를, 전화보단 직접 만나는걸 추천한다. 상대와 공유할수있는 이야기가 고작 1시간밖에 없다면 다시 그녀를 만나 1, 2시간 정도 더 늘려서 만나지 못할 때에 나눌수있는 대화의 '꺼리'를 늘려보고,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보자는거다. 그저 문자로 '오늘 저녁엔 뭐먹었어요?'라고 날리는거보다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다음번 문자로 '저번에 먹었던 봉골레 파스타가 참 맛있었는데...'라고 말해보자는 거다. 기억하라. 사귀기 전 문자는 만날 약속을 정하는 용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문자보단, 전화를... 전화보다는 그녀를 '직접' 만나라. 왼손이 거들뿐이듯, 문자도 거들뿐이다. 절대 '주된' 수단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3. 퇴짜 맞고 싶은 그대, 문자로 고백하라!

3대 최악의 고백 방법이 있었으니... 첫째는 전화고백이요, 둘째는 채팅고백이요, 셋째는 문자고백이라. 그리고 그중 제일은 문자 고백이니라... 이건 뭐 답도 없다. -_-;

C군의 고백,

안지 한달정도된 2살 연상인 누나가 있는데요... 보면 볼수록 괜찮은것 같아서 어제 저녁에 고백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답니다.
근데 제가 재수생인지라 말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고민하느니 용기내서 말하자 하고 문자로 고백했답니다.

'누나 좋아해요. 저랑 사겨요.'

근데... 어젯밤 그 누나가 피곤해서 빨리 잤었나 보더라구요. 뮝미...-_-; 아침에 확인했는지 답이 왔는데...

'일단 공부에 전념하자, 우린 좋은 누나동생 사이니까. 알겠지? ^^'

이렇게 왔네요... 이거 좋은 의도겠죠? ㅋㅋ


뭐 일단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그게 바로 퇴짜란거다.-_-; 분위기 잡고 해도 될까말까인데 문자로 고백이라, 줬다가도 뺏고싶겠다.-_-; 문자로 고백받은 그녀의 마음? 안봐도 비디오다.

"세상에, 문자로 고백이라니... 이건 아니잖아.ㅠㅠ 날 좋아한다면서 그 정도 용기도 못내? 이 남자 앞으로 안봐도 뻔하다, 뻔해. 흥~"

당신이야 자신감이 없어서, 혹은 그녀의 마음을 잘몰라서 문자로 고백했다고 치자. 하지만 문자로 고백받는 여자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물론 누군가가 자기를 좋아한다는데 기분 나빠 하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화려한 장미꽃과 직접 들려주는 사랑의 세레나데 정도의 거창한 고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로맨틱한 고백에 대한 환상을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모든 상품은 포장하기 나름이다.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구겨지고 더러워진 신문지로 포장한 것과 알록달록 예쁜 포장지에 리본까지 달아 포장한 것은 분명히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
 

사진출처: http://www.noognas.com/ 누그나스 님 블로그

또한 문자로 고백하는 것은 심지어 상대로 하여금 그 고백의 진정성까지 의심받게 한다. '얼마나 자기 사랑에 자신이 없으면 문자로 고백하겠어. 내가 겨우 너한테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야?'하고 말이다. 물론 용기가 없고, 두렵고, 혹은 거절당할것같아 두려운 당신의 마음은 잘안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이, 그 고백이 고작 문자 한 통(30원) 값이 아니라면 제발 그러지는 말자. 비싸고 거창한 고백을 하라는게 아니라. 최소한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녀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느끼며,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당신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수 있는 그런 고백을 하라.^^
 

뭐든 그렇듯 활용하기에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문자메세지. 분명히 편리하기 이를데 없고, 잘 활용하기에 따라 엄청난 감동을 줄수있는 문명의 이기이지만... 역시 전화와 문자는 연애에 있어, 아니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있어 절대 주된 수단이 될수없다. 그녀를, 그를 사랑하는가? 그럼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녀를 만나고, 그녀에게 말을 걸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대화는 문자메세지가 줄 수 없는 수십배, 수백배의 교감을 당신들에게 전해줄테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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