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한때 부산에 있는 D조선의 생산관리팀에서 일하고있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아침체조를 하려고 YARD에 나갔는데 헬리콥터 여러대가 자갈치에서 영도로 이어지는 바다로 출동하는것을 보았다. 어라? 왠 헬리콥터들이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제 밤 뉴스에서 부산 남항쪽에 유조선과 어선이 충돌하여 30여톤의 기름이 유출됐다고하던데 그것때문인가보다. 뉴스에서 볼땐 몰랐는데 가까이서 저런 장면을 보게되자 엄청난 현실감을 가지고 다가온다

조선소에 근무하는데다가 평소에 저런쪽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인터넷에 접속해 해당 뉴스를 검색해보았다. 23일 오후 7시쯤 부산 남항 공동어시장과 자갈치 시장 중간 지점 육상에서 약 150m 떨어진 해상에서 유조선과 어선이 충돌해 30t 상당의 벙커C유가 해상으로 유출되었다. 사고원인은 어선은 배 접안시 지켜야할 전방주시의무를 소홀히했고 일해호도 감속 운항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한다.

결국은 항해사의 과실인가?

이럴 경우 필자는 밑에 댓글들도 가만히 살펴본다. 필자가 뉴스를 보는 재미의 70%는 기사에있고, 30%는 댓글에 있기 때문이다. 다듬어지지않고 거칠지만 보다 솔직한 반응을 보고싶은 이유때문일까..

아놔, 진짜 왜 이러냐! 또 술쳐먹고 운전한거 아녀?
그럴지도.-_-a


ㅉㅉㅉ... 잘한다. 나라가 망해가네. 망해가…
ㅠ.ㅠ


근처 횟집 다 망했네. 이게 다 2MB 때문이야…
 -_-;;


사람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 이거 첨에 쓴애눈 진짜 와서 울었다눈데…
ㄷㄷㄷ;


그중 눈에 들어온 한 댓글…

이젠, 니네가 닦아라… 나도 이젠 모르겠다!


단지 이런 사태에 대해 분노를 터트린다기보단 어딘지 모르게 허탈하다는 느낌을 주는 한마디… 솔직히 태안에서 우리 국민들의 반응과 행동은 눈부셨다. 오죽했으면 해외 언론들이 기적이라고까지 표현했을까… 하지만… 사람들이 진짜 바라는건 기적이 아니라, 기적이 필요할만한 상황을 만들지않는것이다.

사실 알려진 기름 유출 사건만해도 매우 많다. 한해에 크고 작은 사고가 무려 300건가량 일어난다고한다.(30건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대형 사고만해도 범양상선 유조선 사고, 여천 가막만 사고, 시프린스호 좌초 사고, 그리고 최근의 태안 기름유출까지… 왜 이렇게 기름 유출사고가 자꾸 일어날까? 정녕 막을수없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수없는 사고란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막을수있고 충분히 최소화시킬수있는 사고다. 선장, 항해사 교육을 시키고, 벌금을 엄청나게 때리고, 항해사고를 일으킬경우
징역형을 살린다… 이런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예방 말고, 보다 구조적이고 원초적인 예방법! 이쯤에서 필자가 가진 약간의 전문(?) 지식을 펼쳐보도록 하자.^^;

혹시 이중선체구조에 대해 들어보셨는가? 아마 대부분이 못들어보셨을것이다. 어렵게 설명하면 한도 끝도 없고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백문일 불여일견… 위의 사진을 보시라. 저게 뭐냐고? 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지 뭘…ㅎㅎ 쉽게말하면 배를 반으로 쪼개어 놓은 단면이라 할수있다. 옆쪽과 아랫쪽이 두툼하니 이중으로 되어있는게 보이는가? 바깥쪽의 철판은 외판으로 진짜(?) 배의 바깥부분이고, 안쪽의 내판은 배의 안쪽이다. 저런식으로 배의 겉을 이중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는 물을 채울수있는 공간을 만들어둔다.



새파란색으로 칠한 부분이 물이 들어가는 공간(발라스트 탱크), 하늘색으로 칠한 부분이 오일 탱크다. 그렇담 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과 인력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이중으로 배를 만드는 이유는 뭘까? 아마 짐작하시리라… 저 이중으로 된 빈 공간에 물을 채움으로써 배의 흔들림과 균형을 유지할수있는 운항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외판에 구멍이 나더라도 안쪽에 공간이 더있기에 선박의 안전이 보장된다는점. 마지막으로 여기서 말하고자하는… 설혹 외판이 충격을 받아 깨어지더라도 안쪽에 물이 차이는 공간이 한번더 막아주기에 기름이 담겨있는 탱크까지 일종의 완충및 안전장치 역할을 해준다는것이다.


미국은 1995년에 단일선체 구조의 유조선을 항해 금지시켰고, 유럽에서는 2003년에 이를 금지시켰다. 그래서 단일선체구조의 유조선은 이가 허용되는 아시아권을 통한 항해가 주로 이루어지고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 정부는 국제 협약(MARPOL)의 발효시기인 2010년까지 단일선체 구조의 선박을 허용했을까.  이건 뭐 거의 최후까지 버티다 국제협약이 그러니 어쩔수없이 바꾸겠다는 말이다…; 이유는 비용이다. 현재 국내 굴지의 S모 정유사의 경우 이중선체구조의 유조선을 한척도 사용하지않고있고, H사 역시 겨우 16%남짓의 이중선체구조의 유조선을 사용하고있다고한다. 아마 정부에서도 선박의 구조와 환경오염보다는 대기업의 경제활동 쪽에 손을 들어준듯하고 그런 정부의 비호를 등에 입은 정유사들도 비용상의 이유로 단일선체구조의 유조선만을 사용해왔던 것같다.

진작에 단일선체 구조 선박을 금지했더라면 이런 사고를 막을수있었을것이다. 미국이 1995년에 이미 한걸… 우리나라는 기술이 부족해서 그랬을까? 세계 1위의 조선강국에서? 참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알고도 내버려둔건지, 모르고 그런건지… 정부의 기술적 무지함과 방임주의를 탓할뿐이다.

배를 만드는 비용은 물론 엄청나다. 하지만 사고가 나서 환경이 오염된다면 돈으로는 환산할수없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게될것이다. 지구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잠시 빌려쓰고있는 것 일뿐... 우리의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조상은 되지못할망정 부끄러운 조상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관심있게 보셨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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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nr
    2008.09.25 20:35 신고

    컥..지금 부산이 저렇습니까?
    세상에....
    자꾸 저런 사고가 반복되는것 같아서 속상하네요.
    태안도 많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사고전으로 돌아가려면 수십년 걸릴거고..
    주민들의 아픔도 어디 하루 아침에 씻어지겠습니까만은..
    한번 크게 일이 터졌으면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
    이거참 뭐..이젠 더이상 뭐라 할말이 없네요.

    • BlogIcon 라이너스™
      2008.09.26 08:57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부산 자갈치의 경우
      대부분이 근처 앞바다가 아닌
      먼 바다나 양식장에서 가져오는 생선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자갈치 시장과
      횟집들 근처에서 기름냄새가 난다면
      떨떠름해서 누가 사먹겠습니까...
      어려운 시기에 더 힘들어지네요..
      저희 조선소랑 옆 조선소도 선박을 건조하는곳까지
      기름이 올라와서 난리랍니다.
      인도전 여러가지 테스트를 하는데 물에 기름기가
      있으면 곤란하거든요. 비싼 비용을 들여서
      먼 바다까지 나가서 해야할판.ㅠㅠ

  2. 글 잘 보고 갑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또 오겠습니다.

  3. 온누리
    2008.09.26 08:51 신고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결국 고생을 하는 것은 민초들인데
    걱정입니다
    아침에 들려갑니다

  4. 야옹이
    2008.09.26 10:41 신고

    음..난감하겠군요.. 저는 기름낀 생선먹기 싫은데..+_+캭..

  5. 빨간여우
    2008.09.26 14:14 신고

    그러게요.뉴스보면서
    조금만 조심하지~ ! 하는 말이 절로 나오던데..
    한두번도 아니고
    이젠 막 화가 나네요.

  6. BlogIcon 김종웅
    2014.02.16 12:46 신고

    2중선체배가 비용이 비싸다면 배의 선체에 구멍이 뚫렸을때 응급보수장비를 왜 안갖고다니는지? 배의 구멍이 났을때 왜 못막는걸까요? 참 답답합니다. 2백만원이면 만들꺼같은데.. 철판용접을 못한다고 방법이 없는것도아닌데.. 그걸 나무 깍아다 나무쇠기와 흡착포로 틀어막는게 그것도 4시간걸려서 해경이 막는다는게 참 안쓰럽네요. 장비만있음 10분이면 막는법을 강구해야하지않을까요? 콘크리트구조물에서 나오는 엄청난 물줄기의 수압을 막아본적있거든요.. 앙카볼트로..철판되서.. 근데..배의구조가 철판이라면 더 쉽게 막을꺼같은데.. 저런 강한 수압을 나무쇠기로 막는다는게.. 답답해서 하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