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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야마 시대의 대표적 정원이 있는 고다이지에서 일본식 다도 체험을 하러 가는 날이다.

일본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다도를 빼놓을수없을 정도로 다도는 일본 문화 깊숙히 뿌리내리고있다. 본래 다도 문화에 있어서 어쩌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스승격일지도 모른다. 물론 차 자체는 당나라시대에 조선과 일본에 전해내려왔다고하나 일본은 중국보다 우리나라의 다도 문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일본 다도의 성인으로 유명한 센 리큐 선사는 당시 중국에서 최고급으로 치던 천목다완 같은 다기를 배척하고 조선의 형체도 불분명한 막사발을 구해와 복원하여 안목혁명이라는 다기로 만들어 애지중지했다고한다. 또한 사명대사가 일본에 머무르던 시절 다도를 행했는데 그때 수발을 들었던 일본인 동자승이 이를 물려받아 사명다도, 사원다도 문화가 뿌리내리는데 큰 역활을 했다고한다.

임진왜란때 수많은 도공을 잡아간 것이나 그 당시 일본에서 승전한 장수에게 다기를 하사품으로 내렸것으로 볼때 그들이 얼마나 다도에 큰 비중을 두었는지 알수있다. 지루한 이야기가 너무 길었나? 필자가 역사적인 사실에 흥미가 너무 많다보니...^^; 어쨌든 일본의 다도 문화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필자가 직접 체험해 보기로하겠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마치 빨랫줄 같은 줄이 3줄 쳐있고, 거기에 종이들이 빽빽히 묶여있었다. 처음엔 그냥 복을 기원하기위해 소원을 적어서 붙여놓은가보다했는데 알고보니 신사에서 점괘를 뽑아 나쁜 운수가 나오면 그 나쁜 운수가 자기를 따라나오지 못하게 저기다 저렇게 묶어놓고 나온다고한다. 재미있는 발상인것같다^^


입구에서 조금더 들어가자 물을 떠먹는 곳이있다. 다도를 하는 곳이라 그런가... 물이 매우 깨끗하다. 대나무를 통해 빨아올린 물을 다시 작은 대나무 통을통해 걸러서 움푹패인 돌에 물을 받고있었다. 마셔보니 꽤나 시원하다..^^


다도 체험을 위해 다원쪽으로 걸어들어갔다. 안쪽에 다방(?)이 보인다...^^;


다실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에 바닥엔 다다미가 깔려있고, 각종 다기와 잔들이 배열되어있었다.


잠시 앉아서 기다리노라니 다도선생님께서 나오셨다. 일본의 다도문화는 격식과 예의를 매우 중요시한다. 찻잔을 하나 건낼때도, 과자를 하나 건낼때도 그때마다 서로 마주보며 공손히 인사를 한다. 캐나다에서 살다왔다는 한국청년도 어색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한다.ㅎㅎ


말차를 마시기 전 나온 과자. 호빵같기도 하고 모나카 같기도한 미묘한 맛이다. 팥이 들어가서인지 꽤나 달다. 차를 마시기전 과자를 먹는 이유는 말차의 떫은 맛을 줄여주기 위해서라고한다. 쫀득해서인지 휴지가 과자에 약간 들러붙어 떼어내느라 고생고생...ㅎㅎ;


냠냠... 동생 효주가 과자를 시식하고있다. 사실 먹기전에 들고 찍으려고했으나 배고픈 효주, 이미 한입 베어물고말았다.ㅋㅋ


자, 본격적으로 다도 선생님의 시범이 이루어진다. 찻잔과 차의 온도차를 줄이기위해 찻잔이 적당한 온도로 데워진 상태기 때문에 찻잔의 온기를 보호하기위해 싸놓은 천을 풀어낸다.


차를 뜨는 나무로된 국자(찻자?)를 손에 들고...


차가 담긴 항아리(?)로부터 차를 떠낸다.


찻잔(...이라기보다 거의 사발 ㅋ)에 담은 다음 침전물이 부드럽게 풀리게끔 붓처럼 생긴 채로 적당히 저어준다.


이것이 바로 말차다. 녹즙도 아닌데 색깔이 풀빛이다. 일본의 말차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마시는 녹차와는 달리 말리지않고 분말을 낸 차를 쓴다. 혹시 쓰지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배도 고프겠다. 일단 입가로 가져갔다. 근데... 맛있잖아? +_+b 말린 차와는 다르게 상큼한 풀향이 나고... 아주 약간의 씁쓸한 맛은 남아있지만 그마저도 담백한 느낌이다. 괜찮은데? ^^

 


자자, 이제 직접 체험을 해볼차례... 내가 해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나는 사진을 찍어야했기에 동생을 떠다밀었다.ㅋ 시작부터 손가락이 꼬이나보다. 찻뜨는 기구를 떨어뜨렸다.ㅋ;


옳지 옳지, 그렇게... 근데 이렇게보니 다도 선생님이 꼭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그 아줌마 닮았다. 미안합니다.ㄷㄷㄷ;


다도 선생님, 그래요, 그렇게 젓는거예요... 라고 말하는듯...
내 동생왈... 계란은 많이 풀어봐서 이런건 잘해요...^^;


마지막으로 기념촬영... 왼쪽부터 차례로... 동생은 그나마 웃고있고, 다도 선생님은 알듯말듯한 미소... 나는 굳은 표정이다...-_-a 아, 거울보면서 표정 연습이라도 해야지 원...


 

다도원을 나서면서 한컷...^^


필자도 평소 차를 즐겨마시는 편이다. 나이답지않게(?) 간이 다기(유리로 만들어져서 스테인레스로 구멍이 뽕뽕 뚫려있는^^;)를 직장에 갔다놓고 식후에는 꼭 마시는 편이다. 그러나 일본식 다도를 실제로는 처음 접하는 필자에게는 꽤나 흥미있는 체험이었다.^^ 일본의 다도는 영화나 만화에서 봐왔듯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확실히 엄격한 절차와 형식이 존재하는것같다. 흔히 일본을 가르켜 전체주의의 사회라고 한다. 근래는 좀 달라졌다고하지만 기본적으로 일본의 문화는 틀안에서 형식을 벗어나는걸 좋아하지않는다고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도 문화 역시 의례적이고 의식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하다. 반면에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서민들도 쉽게 다가설수있었고 일상적이라고한다. 엄격하고 고상한것... 그리고 일상적이고 친근한것... 물론 어느 것이 더 낫다고는 할수없지만 여유롭고 너그러운 우리 조상의 차 문화가 나에게는 더 잘맞는것같다. 나도 어쩔수없이 한국인이기 때문일까...^^


 
흥미있게 보셨다면 추천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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