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생겼어. 미안하다. 다 내 잘못이야."

 

순간 머리가 멍해왔다. 나쁜놈이라고 욕할 힘도 없었다.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면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질까봐 그저 애꿏은 커피잔만 노려보았다. 커피잔을 잡고 있는 손이 내 손이 아닌것처럼 떨리고 있었다. 그를 다시 한번 바라보며 애써 웃어보려했지만 어느덧 서늘한 눈물은 양 뺨을 타고 흘렀다.

 

그렇게 그를 보냈다. 한동안은 그를 원망했다. 먼저 고백을 해온것도 그였고, 먼저 이별을 말한것도 그였다. 시작은 함께 했으나, 끝은 혼자 맞이하게 만든 그였다. 이기적인놈, 나쁜놈...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향한 미움은 퇴색되고, 그와의 좋았던 기억만 떠올랐다. 그렇게 나를 아껴주던 그였는데, 나밖에 없다던 그였는데... 그래 그렇게 좋은 사람이었는데... 혹시 내가 뭘 잘못한건 아닐까? 내가 모르는 무슨 사연이 있는건 아닐까? 내가 그를 질리게 만들었던건 아닐까? 그렇게 뒤척이며 잠못드는 밤은 한동안 계속되고... 그와의 이별이 있은지 한달이 지난 어느날 새벽, 어쩌면 후회하지도 모를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잘지내니?       오전 02:08

 

답장을 기대한건 아니었다. 어쩌면 그는 정리되었을지언정 내 마음에도 정리가 필요했던건지도 모른다. 그래, 어쩌면 나는 그에게 지나가버린 존재일뿐일지도 몰라. 이제 나도 마음을 정리해야겠지... 가볍게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기대앉은 몸을 다시 누인 순간, 어두운 방안에서 깜빡이는 불빛과 함께 진동이 울린다.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든다.

 

난 잘지내고 있어. 넌 어때?     오전 02:20

 

그렇게 다시 시작된 그와의 문자. 그 후에도 그는 문자를 보내면 꼬박꼬박 답장을 해준다. 그와의 대화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말라버린 대지에 떨어진 한 방울 빗방울처럼 희망이란 녀석이 스멀스멀 마음을 적셔오기 시작한다. 혹시... 그도 나처럼 힘들어하고 있는거 아닐까? 날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간걸 후회하고 있는거 아닐까? 어쩌면 그도 혹시 내게 돌아오고 싶어하는건 아닐까? 그가 용기를 내지못하고 있는거라면, 나라도 먼저 그에게 다시 다가가야하는건 아닐까?

 

 

헤어지고 나면 앞으론 얼굴도 안볼것같고, 문자야 전화야 일체 연락도 안할것같지만... 의외로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헤어지고 나면 바로 친구 사이일뿐이라면 쿨한 남녀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겠지만... 문제는 최소한 둘중 어느한쪽은 감정이 채 정리되지않은 상태라는건데... 그렇다면 이 남자는 왜 그녀의 연락에 답장을 해주는걸까. 미안한 마음에? 아니면 정말 돌아올 마음이 있어서?

 

 

1. 미안한 마음에...

 

헤어진 연인에게 답장을 해주는 이유?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미안함 때문일것이다. 특히 먼저 이별을 선언한쪽의 경우가 더 그렇다. 헤어지면서 눈물 흘리던 상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기도 하고, 나 없이도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하기도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고... 그러던중에 상대방에게 문자가 오니 차마 그 문자를 무시하지 못하는것. 상대방의 카톡이나 문자에 꼬박꼬박 답장해주고, 심지어 전화가 걸려와도 받아준다.

 

돌아갈 마음이 있는건 아니지만 차마 냉정하게 무시하지 못하고, 미안한 마음 때문에 사귈때보다 오히려 더 다정하게 대해주는것. 물론 그런 마음이 드는건 사람이라면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하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오히려 상대로 하여금 아직도 자기를 잊지못하고 있을지도 모를꺼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한다.

 

옛말에 독하지 않으면 장부가 아니랬던가. 때론 섣부른 동정이 냉정함보다 더 잔인할수 있다는걸 이별 앞에선 남녀들은 꼭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2. 조건반사

 

당하는 사람으로썬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의외로 많은 경우가...

 

"문자가 오니, 답장을 보내죠!"

 

무릎을 망치로 때리면 저절로 튀어오르듯, 어떤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먼저 문자가 오니 답문을 보내는것. 물론 답장을 해주는 그 남자의 내면에는 단지 조건반사라기보단 '헤어졌다고 친구 사이라도 안되는건 아니잖아.'란 편한 논리도 함께 묻어있다. 

 

아쉬울게 없는 그로써는 어쩌면 친구사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 마음이 남아있는 당신으로써는, 그의 그런 행동이 단순한 친구사이로써의 행동이라기보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믿기 쉽다. 의도치않은 어장관리랄까.

 

 

 

3. 돌아올 마음이 있어서...

 

어쩌면 당신이 가장 바라는 답이 이것일것이다. 그에게 당신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을수도있다. 그가 당신에게 그렇게 모질게 대했음에도 그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한번쯤은 더 미련을 가져볼수도 있겠다.

 

이때 당신이 취할수있는 가장 적절한 행동은 직접적인 방법이 아닌, 넌지시 그의 마음을 떠보는 것이다.

 

"함께 수목원에 갔던거 기억나? 그땐 정말 즐거웠는데..."

 

"어제 책을 읽다가 네가 예전에 주워줬던 단풍잎을 발견했어. 너도 그때 기억 나지?"

 

"서랍 안을 보니 함께 동해 갔었던 사진이 있더라. 그때 그 바다 또 보고싶다.^^"

 

 

이렇게 당신의 내심이 담긴, 그와 과거에 함께했던 즐거웠던 기억, 긍정적인 말,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건냄으로써... 그에게 빈틈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찔러봐도 설익은 감자마냥 젓가락이 푹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는 모든걸 다시 되돌릴 정도로까지 후회하고 있진않은것이다. 그가 당신만큼 적극적이지 않다면,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던가, 당신을 안달나게 하는걸로만 끝난다면... 두 번 울기 전에 그에게서 거리를 둘것.

 

 

 

한번 깨어져버린 관계는 저절로 다시 붙기 어렵다. 어느 한 쪽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노력은 관계를 깨뜨린 사람의 것이어야만 그 효력을 발휘한다. 당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적극적이지 않다고? 그저 친구처럼만 당신을 대한다고? 그렇다면... 그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당신을 위해서... 독하게 마음먹고 그 애매한 관계마저 딱 끊어버리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지나가버린 과거만 바라보고 살기에는, 과거 때문에 현재까지 낭비하며 살기에는... 당신은 아직 젊고, 또 아름다우니까. 

 

넘어져서 까져버린 무릎에 반창고를 하나 떼서 붙이고 손을 탈탈 털고 다시 일어서자. 과거를 과거에 내려놓은채 그렇게 자꾸만 자꾸만 걷다보면... 저 멀리서 또다른 '가능성'이란 녀석은 환하게 웃으며 당신에게 다가오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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