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서면에서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탔다. 집 근처에서 40분이 넘는 거리기에 자리가 없나 기웃거리다가 다행히 자리가 하나 났다. 근데 하필이면 험상궂게 생긴 쩍벌남(지하철에서 다리를 넓게벌려 두자리를 차지한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의 옆자리. "실례합니다"란 말과 함께 다리를 벌렸거나 말았거나 일단은 억지로 어떻게 끼여앉았다. 애써 의연한척하고 앉아있지만 왠지 옆 얼굴이 뜨겁다. 흘낏 쳐다보니 짧은 스포츠 머리에, 검은 피부, 구두에 검은색 기지바지, 덩치가 드러나는 흰색 쫄티에 목에는 금목걸이까지 한 그 남자. 숨을 한껏 몰아쉬고있다. 뭐 어쩌겠어. 같이 앉으라고 있는 자리인데! ...하면서도 내심 신경이 좀 쓰이긴한다.;; 그때 정적을 깨며 울리는 전화벨 소리, "날봐날봐~ 귀순! 날봐날봐 귀..
대학에 오기까지 한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한 B양, 이성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딱히 나서서 남자친구를 만들어야겠단 생각도 없었는데... 주위에 하나둘 생겨나는 캠퍼스커플들을 보면서 내심 부러워지기도하는게 사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운명처럼 그녀의 앞에 동갑내기 A군이 나타났다. 시험기간 B양이 도서관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정의감에 불타던 A군, 천원짜리 한장 건드리지않고 그녀에게 지갑을 도로 돌려준것. 고맙다고 사례라도 하겠다는 그녀에게 교내 식당에서 밥이나 한끼 사달라고 털털하게 웃던 그에게 B양은 반해버렸고... A군도 내심 B양에 관심이 있는 눈치였다. 그리고 둘은 결국 꿈에도 그리던 캠퍼스 커플이 되었다.^^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공부를 하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