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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속이 쓰리기 시작했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가슴팍에 뭐가 걸려있는것처럼 답답한 느낌이든다. 처음에는 아침에 갓 일어났을때만 약한 이질감이 느껴졌으나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니 이제는 하루종일 불편하고 답답한 느낌이다. 마치 어린시절 동전을 만지작거리다가 꿀꺽 삼켰을 때의 불쾌한 기억처럼...

하루를 미루고, 이틀을 미루고, 몇달을 미루다... 결국 병원을 찾기로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가슴에 뭐가걸려 있는듯한 느낌이 나네요."

필자가 증상을 설명하자 의사선생님께서는 역류성 식도염일것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평소 때는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가 닫혀있지만 조절기능이 약화되면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히지않아 위산이 역류함으로써 불편함이 느껴지는 현상이다. 보통 가슴 쓰림, 가슴의 답답함, 속쓰림, 이물질이 걸린듯한 느낌 등이 발생한다고한다. 의사 선생님이 설명하는 증상들을 들으며, "아니! 이건 내경우잖아!"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고있는데 갑자기 들려온 의사선생님의 천청벽력같은 말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위내시경을 해보도록 하시죠."


위, 위.... 위 내시경...ㄷㄷ; 치과에서 목구멍쪽으로 살짝 손만 가도 헛구역질이 나는데... 심지어 목구멍 속으로 관이 들어가는데, 내가 과연 견딜수있을까하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냥 대충 식도염이라고치고 약만 먹으면 안될까요.'라고 땡깡(?)도 부려보고 싶지만 갑자기 드는 생각...

'그래! 내시경 직접 해보고 이걸 포스팅하는거야!'

그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들다니... 필자는 뼈로거?(뼛속까지 블로거) 아님 드디어 갈데까지 간건가.-_-;

일단 만약의 사태(이를테면 위내시경을 해야하는)를 대비하여 어제 저녁부터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기에(8시간 이상 금식 필요) 내시경에 들어가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의사선생님께서 일단 처음이고하니 수면 내시경을 권하신다. 순간 드는 생각.

'음? 수면 내시경하면 주사맞고 픽 고꾸라져있다가 깨면 상황끝난거아님? 포스팅이고 뭐고 물건너 가는거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있지만 수면 내시경이라고해서 의식을 완전히 잃은(?)채로 진행되는 내시경은 아니다. 일반 내시경은 당연히(응?) 깨어있는 상태에서 시행하게 되는 내시경이고, 수면 내시경의 경우 수면제 또는 마취제를 주사해서 졸린 상태 혹은 얕은 잠에 취한 상태에서 내시경을 시행함으로써 불쾌감을 없애주는 방법을 말한다. 

일단 가슴에 가느다란 선을 몇개 붙이고 심전도 체크를 한후... 엉덩이에 주사를 한 대 맞았다. 일시적으로 위의 움직임을 줄여 검사를 용이하게 하기위해 위장관 운동 억제제 주사라고한다. 그런 다음 내시경실로 자리를 옮겼다.


두둥! 이곳이 바로 내시경실의 전경. 직접 사진을 찍지못한 관계로 드라마 '종합병원2'에서 이미지를 빌려왔다. 뭔지모를 의학 기구들만 봐도 두려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간호사가 불쑥 작은 컵에 담긴 음료수(응?)를 내민다. '아이 뭘 이런걸 다...'라고 말하며 사양하고 싶지만 위 속에 존재하는 거품과 가스를 제거하여 검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가스 제거제라고 한다. 그닥 맛은 없다. ㅎ 다음으론 내시경 삽입에 따른 고통을 줄이기 위해 10분간 국소 마취제를 입에 머금고 있으라고한다. 살짝 쓴맛인데... 2분쯤 지나면서부터 슬슬 마취가 되기 시작해서 쓴맛도 거의 안느껴지는거같다. 치과에서 마취할때랑 비슷한 느낌? 그나저나 옆의 링거에서 링거액이 떨어지지 않는군. 이거 수면마취제인거 같은데 설마 마취제 없는 상태로 하는건 아니겠찌! 간호사님께 말씀드려야하나, 이거 안떨어진다고? 내가 계속 불안하게 링거를 바라보자, 간호사님이 살짝 웃으시며 이건 나중에 위내시경 들어가기 전에 주입되기 시작한다고 말씀해주신다. 안심, 또 안심...휴...


마취제를 뱉어낸 후 옆으로 드러누우라고한다. 몸을 벽쪽으로 바라보고 드러눕는다. 오오~ 드디어 본격 내시경에 돌입(?)하게되는건가! 코에 뭔가 얇은 호스같은걸 꼽아준다. 아마 숨을 쉽게 쉬게 해주는것인듯. 손끝에 심박 체크기를 달고... 마취제를 투여... 하려는거 같았으나. 살짝 당황한듯한 간호사의 목소리... 

"링거 주입이 안되는데요?"


이거봐, 이거봐. 내 이럴줄 알았어. 안되는거 맞잖아! 설마 무마취로 하려는거 아니겠지! 나 돌아갈래~ 속으로 이렇게 체신머리없는 상상을 하고있으려니 간호사가 다가와 결국 팔 꼽아둔 주사 바늘을 빼서 약간 아래쪽을 다시 찌른다. 아프다.ㅠㅠ 이번에도 안들어간다. 다시 빼더니 더 아래쪽을 찌른다. ㅠㅠ 이러다 수면 내시경 하기전 바늘에 먼저 찔려죽겠다.ㄷㄷ; (엄살은...) 바늘에 여러번 찔려서인지, 추워서인지, 무서워서인지(?) 몸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모포같은걸 덮어주는 손길이 느껴진다. 잠시 후 의사선생님이 입에 개구기(입을 벌리게 해주는것)를 물려주신다.

"살짝 물고계세요."
 
안으로 호스를 넣을 때 입을 다물지 않게 해주는건가보다. 그와중에도 혹시 내가 졸다가 이걸 입에서 떨어뜨리면 어쩌지, 라는 생각도 든다. 참, 걱정도 팔자다.; 그때 갑자기,

"자, 들어갑니다!"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마취가 다 안됐는데! 내 의식은 그대로인데! 겁이 덜컥난다. 근데 별로 고통스럽진않군... 아니 아무 느낌도 안나는데? 그러면서 스르르 잠이 들랑말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면 내시경하면, 잠을 자면서 전혀 느낌없이 진행되는 내시경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수면 내시경이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분명 의식은 있으나, 고통스럽지는 않고 몽롱한 상태로 만들어준달까. 뭔가 목구멍을 통과하는 느낌도 나고, 컥컥거리는 고통도(기침 심하게 할때 정도?) 조금은 있다. 


점심식사 후 바로 이어지는 수업시간에 열심히 공부는 해야겠고, 필기는 꼭 해야겠는데 너무나 잠이 쏟아지는 경험을 한적이 있는가?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리긴 들리지만 저 멀리서 들려오는거 같고, 손은 필기를 하려 노력하지만 무슨 내용을 적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순간 잠에서 깨어 노트를 바라보면? 이건 대체 어느 나라 말인거야? 내 무의식이 쓴건가? 

Ex) 작용 반작용의 원칙에 따라 이상하ㄴ 아~ 잠... 등속도 법칙은 무엇이... 그... 으...

이런 식으로 말이다.^^; 수면 내시경이 당신을 딱 이런 상태로 만들어준다.^^; 잠이 들락말락하고 있는데 갑자기 목구멍을 누르는 고통이 약간 느껴진다.

"컥!컥!"



"다 되갑니다. 거의 다 되가요."

주변에서 나를 안심시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에 느껴지는 고통이 내 고통이 맞나 이런 이상한(?) 생각도 든다. 그리고 어느덧 끝난거같다.
 
"위는 깨끗하고 역류성 식도염이 약간 있네요. 별로 걱정할건없습니다."
 
...란 말 의사선생님의 말이 저 멀리서 들어온다. 간호사님의 부축을 받아 옆에 있는 수액실로 들어온다. 원래 1시간 정도 자다가는거라는데 멀뚱멀뚱 잠이 안온다. 밤중에 자다 깬 느낌이랄까..^^; 이거 까먹기 전에 포스팅해야하는데하는 또 배부른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꿈을 꾸는 동안은 생동감있고 생생하게 기억이 나지만, 막상 잠에서 깨어나면 꿈이 기억이 안나듯... 얼른 적어둬야할것같은 생각이들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마취가 풀리면서 목이 살짝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어쨌거나 드디어 무섭고도 두렵던(?) 수면내시경이 끝났다. 반수면이라 그런지 하기전의 준비과정과 막연한 두려움이 약간 힘들었을뿐 정작 내시경 과정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병원이 무섭다는 이유로, 혹은 내시경이 무섭다는 이유로 작은 병을 크게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위내시경은 위염,식도염등의 작은 병에서부터 위암, 식도염의 심각한 질병까지 찾아내준다. 40세 이상은 암발병율이 높아지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한다. 암은 증상이 나타날때는 이미 한참 진행된 경우가 많으니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일년에 한번 위내시경은 필수!

40세 이하는 그럼? 소화불량이나 더부룩함, 속쓰림 증상이 잦을 경우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게 좋다. 물론 경미한경우 위염,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일수있지만 만의 하나 위암의 가능성도 있다. 아시다시피 암은 초기 진단이 중요하다. 그 무섭다는 암을 예방할수있다면 15분정도의 짧은 검사시간, 약간의 불편함, 두려움 정도는 충분히 보상되지 않을까? ^^

위내시경, 두렵다? 노노~ 두렵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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