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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의 고민,

2년간 연애한 여자친구와 상견례까지 치루고 결혼을 준비하다, 재미삼아 궁합을 봤는데요. 글쎄, 여자친구 사주가 정월 용띠, 태어난 시간도 새벽이라 엄청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 호랑이띠이긴 하지만 태어난 시간이 낮이라 약한 범은 강한 용에게 잡아먹힌다고 하네요.ㅠㅠ 물론 재미삼아 본건데 뭘, 하고 웃어넘길수도 있는 문제겠지만 사실 그 얘길 듣는 순간 엄청나게 신경이 쓰이네요. 사실 여자친구가 약간 기가 세긴하거든요. 결혼하고 나서는 더 심해진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럭저럭이지만 결혼하고 나선 제가 잡혀서 기한번 못펴고 사는건 아닐까하는 걱정도 들고... 예전엔 생각도 안해봤는데... 막상 결혼을 앞두고 그런 소릴 들으니 신경이 많이 쓰이고, 괜히 여자친구가 다른 눈으로 보이기도하네요. 궁합이 안 좋은 상태에서 결혼하면 그렇게 좋지 않은가요? 저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ㅠㅠ


장난 삼아 본 궁합 때문에, 장난 아닌(?) 고민거리가 생겼다는 K군의 고민. 유독 사주팔자나 궁합을 많이 따지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젊은 사람들이야 크게 신경 안쓴다고 하지만... 연애 할때야 사람만 좋으면 되지, 미신 따위 믿을게 뭐 있어 하다가도... 또 막상 결혼이란 큰일을 앞둔 상태에선 괜히 신경이 많이 쓰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궁합이 안맞는 커플, 이 결혼 과연 해야하는걸까, 말아야 하는걸까?


1. 궁합이 좋은 부부는 모두 다 행복할까?

발상을 살짝 전환해보자. 궁합이 나쁘면 결혼하면 안된다는 말은, 궁합이 좋은 커플은 결혼하면 행복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말 그럴까? 정말 최고의 궁합이란 사람들끼리 결혼해서 살면 싸울일도 없고 문제도 없고 이혼이란 먼 나라 남의 일이기만 한걸까.

천만에, 그게 거짓말이란건 우리나라의 높은 이혼률만 봐도 알수있다. 결혼하는 커플들의 많은 수가 자의로 혹은 부모님의 권유로(혹은 강요로) 궁합을 본다고 한다. 그렇다면 결혼하는 대부분의 커플들은 궁합이 최소한 나쁘지는 않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유독 궁합이란걸 과하게 따지는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궁합보다 더 중요한건 결국 성격은 잘 맞는지, 대화는 잘 통하는지, 공감대를 가지고있는지...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지하는 문제다. 그림 앞에 서서 액자는 어떠니, 유리는 어떠니 하고 감상평을 늘어놓는건 무슨 바보짓이겠는가.
헛된 것에 빠져 정말 중요한 본질을 놓치지마라. 중요한건 알맹이니까.

 

 


2. 궁합이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

백번 양보해서 궁합이란게 최소 90% 이상의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걸면 걸리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다 따져가며 사람을 만날 자신이 있는가?

예를 들어 당신은 호랑이띠의 남자다, 상극이라는 용띠 여자를 목록에서 지우고, A형인 당신과  B형 여자는 안맞다고 한다. 또다시 B형 여자를 목록에서 지우고, 또한 물병자리인 당신과 극성의 궁합인 황소, 염소, 사자자리를 제외시키고, 거기다 지역에, 성격, 외모까지 하나 하나 다 따져본다면... 당신이 우리나라에서 결혼할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그럴꺼면 실컷 만나다 나중에 가서 맞느니 안맞느니를 따지지말고 차라리 애초에 첫만남의 자리에서부터 상대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 혈액형, 별자리 다 따져가며 만나라. 만나서 애프터하고, 데이트하고, 고백하고, 연애하고 결혼까지 가서 궁합 때문에 헤어지겠단 소린 대체 왜하는건데? 비생산적이게... 그렇게 신경쓰이면 첫만남부터 궁합 좋으면 만나는거고 안좋으면 안만나는게 훨씬더 생산적(?)이지 않은가?



3. 어른들이 반대하면 어떡해요?

"젊은 저야 그렇다쳐도... 궁합이 이렇게 나쁘단걸 아시면 부모님들이 펄펄 뛰실건데... 그런건 어떡하나요?"

그런 당신에게... 여기서 잠시 필자의 아는 형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다.

H군은 결혼을 앞두고 어머니의 권유로 여친과의 궁합을 봤다. 그런데... 궁합이 그야말로 상극으로 나온거다. 결혼하면 내내 싸우게 될것이고, 심지어 궁합이 너무 나빠서 애도 안생긴다고 했다고한다.-_-; 당연히 어머니는 결혼을 반대했다. H군은 어떻게 했을까? 궁합도 나쁘고, 어머니도 반대하니 그 결혼을 포기했을까?

천만에... H군은 여자친구를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그녀를 사랑했다. 그래서... 한편의 사기극을 준비했다. 점장이를 돈으로 매수해서...

"얼핏보면 상극의 궁합으로 볼수있지만... 손금이 살렸어! 결혼하게 되면 여자 때문에 남자 팔자가 트일 사주야. 아주 좋아!"

...란 식으로 궁합을 속인것. 멋지지 않은가? 정말 사랑한다면... 궁합이 어쩌니 하고 질질 짜는것보다 최소한 이정도 사기극을 벌일 배짱 정도는 있어야 된다. 둘은 결국 어떻게 됐냐고?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결혼 4년차인데 금슬(?)이 신혼부부 못지않고 올해 애가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정말 부모님을 설득 못하겠으면, 아니 심지어는 당신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여러 사람 괴롭히지말고 그냥 헤어져라. 궁합을 말하는게 아니다. 당신 의지가 문제다. 고작 그 정도도 극복못할 것 같으면...  결혼해서 더 큰일을 겪게 되면 하나도 극복하지 못할테니까.



혹자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이렇게 충고하곤한다.

"궁합이 안좋으면 절대 결혼하지말고 헤어져요. 나도 그런거 다 쓸데없다고 생각하고 결혼해서 애도 낳고 잘 살다 어느날 이혼당한 사람입니다. 어른들 말씀에는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철석같이 믿고 계신 그분에겐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잘안됐을때 결국 탓하기 좋은게 궁합이다. 잘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거 신경도 안쓴다. 본인이 어떻게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냐를 생각치않고 궁합만 탓하는건 어리석은 행동이다.

운명은 정해져있는게 아니라 만들어가는거다. 막말로 운명이 정해져있으면 사주팔자에 40대가 되면 큰부자가 된다고 적혀있는 사람은 탱자탱자 백수로 놀다가 40살이 되면 로또에 당첨되던가 알려지지않은 먼 친척이 거액의 유산을 물려줄건데 직장은 왜 구하고, 일은 왜 하는것일까?  재미삼아 보는건 몰라도 궁합에 모든것을 미루고 탓하는건 바보들이나 하는짓이다. 설혹 궁합이 어느정도 근거가 있다할지언정 남녀간의 만남에는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는데 당신의 운명을 고작 신문 귀퉁이의 오늘의 운세 따위에 맞길 수 없지 않은가.

상대를 정말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궁합을 믿지말고 그녀를 믿고, 당신을 믿고, 사랑을 믿어라. 그게 최소한 궁합이라는 숫자놀음보다 당신의 미래를 보다 확실하게 보여줄테니까. 필자는 언제나 당신의 사랑을 응원한다. 당신의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그날까지...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연인들이 결혼을 준비하다 싸우는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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