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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폭력쓰는 남친, 결혼해도 될까요? 란 포스팅을 하고, 많은 의견을 받았다. 안타깝다. 헤어져라. 폭력은 절대 못고친다...란 다양한 충고와 조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댓글.

"바보 아니예요? 결혼한것도 아닌데, 그냥 헤어지고 말지, 왜 그러고 살아요. 쯧쯧 그런 여잔 당해도 싸요."
 
왜 이런 댓글이 달리는걸까. 물론 나쁜 의도라기보다 답답한 마음에 꺼내놓은 말이 아닌가싶다. 많은 사람들이 매맞고 사는 여자들에 대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대체 왜, 상대의 폭력으로 고통받으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냐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도대체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해서? 아님 누구 말마따나 바보라서? 도대체 왜 그들은 아니란걸 알면서도 폭력적인 남자친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걸까. 오늘은 남자친구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그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와 그런 그녀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 몇가지를 들려드리도록 하겠다.


1. 상대가 변할꺼란 희망 때문에...


사람은 희망 때문에 산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아무리 고통스러운 상황이라도... 언젠가는 더 나은 삶을 살수있을꺼란 희망. 그 희망이 사람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되기도한다. 하지만 이렇듯 긍적적인 영향만 줄것같은 희망이... 때론 사람을 고통의 나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 그래도 아직 나를 사랑하고 있을꺼란 희망, 상대가 변할꺼란 희망.

그리고 그런 희망을 뒷받침하는건 그의 약속이다. 툭하면 폭력을 행사하고 폭언을 서슴치않는 그지만... 때론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그렇겠노라고 약속을 한다. 분명 때릴때는 그토록 미웠던 그이지만, 당장 헤어져 버리겠다고 결심했던 나지만... 막상 그의 눈물 앞에선 마음이 약해진다.

'그래, 그래도 날 사랑하니까 미안하다고 하는걸꺼야. 앞으론 정말 안그러겠지... 그도 변하겠지...'

그리고 그 약속대로 한동안은 그도 다시 자상하고 착하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듯하다. 당신은 다시 생각한다.

'그래, 변하고있어. 날 사랑하니까 그도 노력하는거야.'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고, 다시 둘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면, 또 다시 그의 폭력은 반복된다. 한 번은 어려워도 두 번은 쉽고, 세번은 더 쉽다. 이건 결국 다람쥐 쳇바퀴돌듯 악순환의 무한 반복일뿐이다. 달리고, 또 달리다보면 끝이 나올것 같지만 쳇바퀴는 다람쥐가 지쳐쓰러질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쳇바퀴를 탈출하느냐, 아니면 쳇바퀴가 끝나길 바라며 계속 달리다 쓰러지느냐는 결국 당신의 선택이다. 필자는 분명히 말한다. 한번 폭력을 행사한 남자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그런것도 아니고, 당신이 잘못해서도 아니고, 그냥 원래 그는 그런 남자일뿐이다. 
 

 

  


2. 자기 합리화와 비하


맹견들을 둥그렇게 둘러진 담장에 가둬놓고, 그 담장 위로 일정 이상의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설치했다. 몇몇 개들이 그 담장을 타넘어가기 위해 점프를 시도했다. 개들이 어떻게 되었겠는가? 그렇다. 그들은 온몸을 궤뚫는듯한 찌릿한 느낌과 함께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몇몇 용감한 개들이 몇번을 더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야 말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이번에는 그 담장 위의 전선에서 전기를 더이상 흘려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그 담장위로는 전기가 흐른다는 사실이 뼈 속 깊이 각인된 개들은 더 이상 담장을 넘으려 하지 않았다. 바로 심리적 전기 담장이 둘러진것이다.

사람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처음부터 순순히 맞아주진(?) 않았을것이다. 왜 그러냐고 따지기도하고, 헤어질꺼란 선언도 해보고, 눈물로 호소도 해보았을것이다. 하지만 단호하게 그와의 관계를 끊어버리지 못하고 유지하다보면 어느새 맞는 상황에 적응이 되어버린다. 

"그래, 내가 맞을 짓을 하긴했어. 그도 얼마나 화가 나면 그랬겠어."

이렇게 말이다. 나름의 이유를 만들고, 그 상황을 합리화를 시켜버리며 스스로를 심리적 전기 담장에 가두어 버린것이다. 그렇게 폭력은 신체와 정신까지 좀먹게한다. 그들은 결국 자기가 잘못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포기해 버린다. 그렇게 스스로를 비하하고, 자신이 사랑받아야하는 존재라는걸 잊어버린다. 
 
당신은 여기서 부당한 일을 겪고도 억지로 참아왔다는 자각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자신은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자각과 자존감을 가져야한다. 지금 당신은 자신을 비난하고 그를 이해하려고 애쓰고있다. 하지만 정작 비난받아야할 것은 그이며, 당신은 오히려 당신 자신을 이해하려 애써야한다. 스스로가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지 못한다고? 그럼 끊어버려라. 그건 절대 사랑이 아니니까.



 

3. 도움을 구할 사람이 없기때문에...


어쩌면 그들의 불행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손잡아 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족이 있잖아요."

그런 물음에 그들은...

"제가 맞고 산다는거 알면 뒷목잡고 쓰러지실꺼예요. 불효녀가 되기 싫어요."

...라고 답한다.

"그럼 친구는요?"

"남자친구에게 맞고있다고 어떻게 말해요.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죽고싶어요."

결국 그들은 남자친구를 제외한 사람과의 인간 관계의 단절을 겪고있다. 폭력적인 남자의 또다른 특징은 매사에 의심이 많고 여자 친구의 다른 인간관계를 경계한다는데 있다.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가 자신 외에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걸 원치 않는다. 또한 여자 스스로 고립되기도 하는데 그건 자신이 폭력을 당하고있다는 사실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알려지는게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도움이나 보호를 받을 방법이 달리 없다고 믿기 때문에 학대적 관계에 더 묶이게 된다.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 당장 남자친구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주위 친구에게, 가족에게 먼저알려라. 부끄럽다고? 민망하다고? 천만에, 그들은 다른 그 어떤 누구보다 격분할것이며 당신을 위해 함께 울어줄것이다. 그들은 당신을 돕기위한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않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릴 사람이 도무지 없다고? 그렇다면 '한국여성상담센터'와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둘중 마음이 더 가는곳을 클릭해서 들어가보자. 당신의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수 있을 것이며, 보다 나은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수있을것이다.



이상으로 매맞는 여자들이 남자 친구와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남들이 바보같다, 당해도 싸다고 모진 말을 할때도 당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헤어지지 못하는 이유...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있고, 그가 언젠가는 변할꺼란 믿음, 물론 잘 알고있다. 
하지만... 그런걸 다 떠나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당신이 연애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당신이 사랑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렇다. 바로 행복하기 위함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더이상 행복하지 않다면? 그가 용서를 빌고나서의 아주 잠깐 동안만 행복한 순간이 유지되고, 또다시 깨어날수 없는 악몽이 반복된다면? 그건 결코 사랑이 아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당신을 위해서라도, 당신 인생에 미안해서라도 하루빨리 그 상황을 벗어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여기 당신에게 도움이 될 글 하나를 남긴다.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용감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강인하고, 자신이 평가하는 것보다 똑똑하다. 내게 약속하라, 언제나 이것을 기억하고 있겠노라고." - 곰돌이 푸 중에서...


+자매품: 매맞아도 못헤어지는 그여자, 맞는게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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