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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양의 고백,

이번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그것도 제가 보는 눈 앞에서... 건너편에 제가 앉아있단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한채 그는 그녀에게 온갖 애정 표현을 다하더군요. 다가가서 따귀라도 때리고 싶지만, 놓여있던 커피잔이라도 던지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따질힘도, 그럴 마음도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는 또 다시 제게 달려와 울면서 매달리더군요.

"미안해. 내가 잠시 미쳤었나봐. 이러지 마. 나한텐 너밖에 없다는거 알잖아."

그런 그를 결국 이번에도 또 용서해줘 버리고 말았답니다. 네, 저도 제가 바보같단걸 잘 알아요. 하지만 제가 그를 놓지못하겠어요. 비록 바람은 폈지만 평소땐 저한테 너무 잘하고, 다정다감한 남친인데... 처음도, 두번째도 그렇게 용서했습니다. 그렇게 용서하고 인내하다보면 그런 제 마음을 봐서라도 언젠가는 변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이 벌써 세번째. 확, 헤어져버리기로 독하게 마음을 먹다가도 그와의 아름답던 추억들, 시간들이 떠오르면 벌써부터 눈가에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저 정말 어떡하면 좋을까요? 정말 포기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걸까요?


잘생긴 외모, 몸에 베어있는 매너, 유머러스한 말솜씨까지... 당신에게 다가온 최고의 행운인줄 알았던 그 남자가 알고보니 바람둥이었단 식스센스 뺨치는 반전.

"그걸 알고도 사귀어요? 바람둥이란걸 알았다면 헤어져 버리면 그만 아닌가요?"

사실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흔히들 바람둥이는 여자를 울리고, 등쳐먹고(?), 빌붙는 기생충같은 존재로 묘사되지만... 바람둥이에게는 그의 '바람기에도 불구하고' 여자를 사로잡는 그 나름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친절하고, 매너있고, 상대를 늘 배려해주고, 그놈의 바람기라는 부분만 딱 고치면 최고의 남자친구일텐데... 하지만 날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바뀌겠지, 감싸주면 변하겠지가 하다보면, 결국 그는 전혀 바뀌지않고 당신 가슴의 색깔만 시커멓게 '바뀌었을' 뿐이다. 오늘은 상대가 바람둥이란걸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한다는, 그가 바뀌기만 바라며 희망고문 당하고 있는 여자의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하겠다. 브라우저창 고정!


1. 실수가 아닐까요?


"나만을 사랑한다 말하던 그였는데, 그렇게 다정다감하던 그였는데... 저 말고 다른 사람을 사랑했을리가 없어요. 그냥 어쩌다보니, 실수를 한게 분명해요."

평소 바람둥이라고하면 치를 떠는 여자들조차도, 그런 남자를 도대체 왜 만나는지 모르겠다고 열변을 토하는 여자들조차도... 막상 자기가 당하면 그는 사실 자신을 사랑하지만, 어쩌다보니 실수한 것 뿐이라고 애써 그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빈 강의실 책상 위에 누군가가 놓고간 지갑이 올려져있고 지갑에 두둑한 현금까지 들어있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혹할수있다. 하지만 그걸 몰래 들고가 현금만 꺼내고 지갑은 화장실 안 휴지통에 던져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인을 찾아 되돌려 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전자의 사람이란거다. 어쩌다보니 그렇게된게 아니라 원래 그가 그런 사람이었던거다. 같은 상황이라도 안그럴 사람은 안그런다. 설령 이번 상황을 잘 다독여 넘어가더라도 당신보다 괜찮은,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눈은 언제든 또 다시 돌아갈것이다. 결국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였던것.

그래, 백번 양보해서 나쁜 그 놈 때문이 아니라, 그래도 하염없이 그만을 바라보고있는 불쌍한 당신을 위해서 한번은 그의 실수였다고 치자. 하지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심지어 세 번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더 이상 실수라고만은 볼수없다. 물론 처음에는 그도 어려웠을것이다. 다른 여자를 만나는게 잘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들키진않을까. 들키면 정말 큰일나는거 아닐까. 하지만 판을 벌여(?)놓았으니 어쩌지도 못하고, 엉거주춤하니 두 개의 줄 위에 다리를 걸친채로 아슬아슬하게 걸어가고 있었던건지도 모른다. 그러다 결국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줄 아래로 내동댕이 쳐질줄만 알았건만... 의외로 당신은 그를 쉽게(?) 용서해주었다.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 한 번의 실수가 반복되면 두 번째부터는 실수가 아닌 '습관'이 된다. 그리고 한 번 무너진 도덕성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는 당신이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다. 심지어 바람을 펴도 용서해 줄 정도로 사무치게 사랑하고있다는 사실까지도... 그는 용서받을줄 알기에 계속해서 잘못을 저지른다. 당신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는... 그래서 그는 더 나쁜 사람이다.


 

2. 언젠가는 그도 변하지 않을까요?


"용서해주고 이해해주고, 사랑으로 감싸주면... 결국 언젠가는 그도 변하지 않을까요? 사랑이란 그런거잖아요. 이런걸로 싸우고 헤어져버린다면 그건 사랑이 아닌거잖아요. 제가 더 노력하면 되지않을까요?"

잘못한건 그 남자인데 노력은 왜 당신이 하나? -_-; 순진도 정도껏이라야지. 그 정도로 순진해서는 이 험난한 세상, 살아가기 힘들다. 세상에는 변하지않는 부류의 남자들이 있다.

첫째가 주사부리는 남자요, 둘째가 폭력적인 남자, 셋째가 바로 바람기 있는 남자다.

사랑으로 바람둥이를 치유한다고? 제발 꿈 깨시라. 된장을 오크통에 담아두면 와인이 되나? 당신이 살아가는 곳은 마법이 난무하고 백마탄 왕자들이 뛰어다니는 판타지의 세계가 아니다. 애초에 변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이번은 어쩔 수 없을지라도 앞으로의 당신의 행복한 연애 생활을 위해서라도 꼭 명심하라. 주사, 폭력, 바람기는 절대 고칠수없다. 다른 모든 점수가 90점에 가깝다 할지라도 그 항목에서 수준 미달이라면 그때는 포기하는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위로랍시고 한 마디 건낸다면 그나마 결혼하기 전에 알아서 다행이다.


 

3. 그래도 그를 사랑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그가 나쁜 사람이라는거... 그리고 제가 바보같다는거... 저도 잘 알아요. 그래도 그를 사랑합니다. 헤어지란 말 말고... 어떻게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쯤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번 생각해보자.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랑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랑의, 연애의 목적은 바로 행복하기 위함이다. 이것 하나만 생각해보자.

당신은 그를 만나면서 과연 몇 번이나 행복했는가?

누군가를 만나면서 불행하다 느낀다면 이미 당신은 그 목적을 잃은것이다. 목적을 잃은 사랑은 돚을 잃은 배와 같이 같은 자리를 뱅글뱅글 돌다 결국 가라앉기 마련이다. 미련을 버려라.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어느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베풀어져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에게서 벗어나 서로 주고받는 사랑을 할수있다면, 그때는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게 사랑이 아니었단걸 알수있게될 것이다.



혹시 물에 빠져본적이 있는가? 필자는 그런 경험이 있다. 어린 시절 수영장으로 힘껏 뛰어들었는데 발이 닿지않았다. 당황한 나머지 몸부림을 쳐보지만 손에는 아무 것도 와닿지 않는다. 급기야 눈과 코와 입으로 물이 마구 들어가고, 숨이 점점 막혀오면서... 점차 의식이 혼미해온다.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손과 발을 힘껏 휘저어보지만 손에 잡히는것은 하나도 없고 수면 위로 웅성대는 사람들의 모습만 보인다.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지만 입을 벌리는 순간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물들을 꿀꺽꿀꺽 삼키다 이대로 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지만 온갖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다 문득 발이 바닥에 닿았다. 그리고... 어라? 일어섰다. 정작 발을 딛고 일어서 보니 물은 겨우 목 아래까지 와닿는 깊이였던 것이다.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다소 민망하기도 했던 기억...

지금 당신이 빠져있는 그가 바로 딱 이 정도 깊이의 물이다. 지금은 그가 아니면 도저히 안될것같고, 어떻게든 그가 바뀌길 기다리며 '그를' 계속 만난다는 것을 전제해 두고 모든 생각을 진행할 것이다. 허우적대고, 숨막혀하고, 안간힘을 쓰면서... 하지만 정작 그에게서 벗어나 바닥에 발을 딛고 일어서보면... 당신이 빠져있는 그 물은 생각보다 그리 깊지않다는것을 알게될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지만... 당신이 지금 하고있는건 사랑이 아니다. 그저 미련일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연애란, 사랑이란 결국 행복하기 위해 하는것이다. 아니란걸 깨달았을때, 더 늦기 전에 그만둬라. 여기서 헛되이 허비하기에는 당신의 젊음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또 아까우니까. 당신이 빠져있던 그 웅덩이는 당신이 생각했던것보다 그리 깊지않았다. 이제 바닥에 발을 딛고 일어서라. 그리고 물밖으로 당당하게 걸어나와라. 당신의 행복한 연애를 기원하며,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툭하면 바람피는 남자들의 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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