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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의 고백,

같은 과에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에, 밝은 성격의 그녀. 전 그런 그녀에게 반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성격좋고 인기 많은 그녀의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끊이지 않았고
저는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우연히 알아낸 그녀의 미니 홈피에다가 익명으로 좋아한다고, 지켜보고 있다고
글을 남기기도 해보고, 도서관 그녀의 자리에 역시 익명으로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을 구구절절 적어서 편지를 남겨보기도하고, 심지어 몰래 그녀의 핸드폰
번호까지 알아내서 익명으로 문자까지 보내봤습니다.

당장 고백하기에는 용기가 없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기에는
미칠 것 같아서 써본 방법인데 제법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러다가 그녀에게 그 사실을 들켜버린겁니다. 도대체 왜 그러냐고
따지는 그녀에게, 내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긴했으나 안믿는 눈치입니다.

그리고 나선 그녀가 저를 대하는 태도가 냉랭합니다. 인사를 해도 안받아줍니다.
그녀는 마치 절 스토커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녀의 집까지 따라가서 이야기를 좀 하자고 했습니다.
그녀는 저를 경계하는 눈빛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고 고백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돌아온 싸늘한 한마디.

"너 같은 녀석은 정말 싫으니까. 내 앞 나타나지 말아줄래?"

그녀는 저를 혐오하고 보기도 싫어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그녀를 잊지못합니다. 여전히 하루에도 몇 통씩 문자를 보내보고
미니 홈피에 글을 남겨보는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이제 저는 어떡하면 좋을까요? 전 그녀 없으면 죽을것만 같아요.
포기하라는 말 대신 무언가 방법을 알려주세요. 어떻게든 그녀를 잡고 싶습니다.


포기하란 말 대신, 어떻게든 그녀를 잡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K군의 사연, 물론 필자는 조언을 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응?)을 심어주고싶고, 어깨를 두드리고 용기를 복돋아주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의 문제점을 모르고 귀를 막고 자기가 원하는 답만 알려달라고 하는 그에게는 듣기 좋은 말보다는  쓴소리가 오히려 약일듯하다.

누구도 자신이 스토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은 자기는 그냥 자신의 감정과 사랑을 표현할뿐이고, 자신의 마음은 순수하다고 말한다. 상대가 자신의 그런 마음을 몰라줘서 너무 섭섭하고 억울하며, 그로 인해 자신이 고통받고 힘들어하고있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그런 '사랑'으로 인해 상대가 고통받고있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해버린다.

오늘은 사랑과 스토킹을 착각하고 있는, 그러면서도 절대로 상대를 포기못하겠다고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입맛에 쓰겠지만 현실적인 몇가지 조언을 드리고자한다.



1.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

"그녀가 절 싫어하는건 압니다. 그래도,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물론 당신의 간절한 마음은 잘알고있다. 어떻게든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정말 잘해주고 하늘의 별이라도 다 따다줄 수 있을 것 같은 그 마음, 그녀 아니면 다른 어떤 누구와도 사랑할수없을것같은 그 기분까지도...

하지만 일방적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리고 집착과 사랑은 구분되어져야한다. 짝사랑이 나쁜 이유? 그건 바로 자기 자신을 괴롭게 하기 때문이다. 스토킹이 더 나쁜 이유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상대마저 괴롭게 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건 자유지만 다만 당신 자신의 사랑을 위해 다른 누군가를 힘들게 한다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다.

그녀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당신 때문에 힘들다고 더 이상 그러지말라고 표현을 함에도... 그런 그녀의 말은 무시한채 당신의 감정만 소중하게 여긴다면 당신은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다. 진짜 사랑은 상대의 기분이 어떻든간에 내가 원하는것만 얻어내면 되는게 아니라 당신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그리는 이가 행복할수있길 빌어주는것이란걸 명심하길 바란다.

 

2.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당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듣고, 믿고 싶은것만 믿는 사람들이있다. 상대의 작은 친절에도, 상대의 말 한마디에도 일희일비하며 상대가 한 말 하나 하나를 분석해 자기에게 좋은 방향으로만 해석한다.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예요. 근데 친구 이상의 감정은 정말 없어요. 미안해요."

그녀의 이런 정중한 거절에도...

'내심 자기도 좋으면서... 한번 튕겨보는거지 뭐. 게다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또 고백했다가 차이면, 수치가 분노로 변한다.

'그러게 왜 나보고 좋은 사람이라고 한거야. 지금까지 날 가지고논거야? 어장관리한거야?'

심지어 상대에게 욕설을 하거나 자신을 가지고 놀았노라 주변에 그녀의 험담을 하는 경우까지있다. 하지만 차라리 거기까지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다 다시 마음이 가라앉으면 그녀에게 가서 또 울면서 잘못했노라 정말 잘하겠노라 매달린다.
가히 삽질한 무한반복이라 할만하다. 당신이야 간절함의 표현이고, 애절함의 극치겠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때부터는 그런 당신이 무서워지기 시작할것이다.


3. 정말 지성이면 감천일까?

"설혹 마음에 없다할지라도 정성을 다하면 언젠가는 그 정성이 하늘에 닿기 마련이죠."
 
이런 사람들은 주로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없다는 속담의 신봉자다.

그녀가 거절을 하고, 당신에게서 거리를 두려해도, 막무가네로 그녀를 쫒아다닌다. 그녀가 전화를 안받으면 전화를 받을때까지 수십통씩의 부재중 전화를 남겨놓기도하고, 상대방이 답을 보내던말던 문자를 수십여통을 보내놓는다. 심지어 그녀의 학교로, 직장으로... 무시로 불쑥불쑥 찾아가서 그녀를 기다리는 일도 서슴치않는다. 심지어 마치 그녀의 남자친구인양 행세하고 다닌다.

그리고... 당신은 이런 당신의 행동들을 '지성'이며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상대에게 지성으로 비춰지고 감동으로 다가오기는 커녕 공포로 다가오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사귀는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라면 동화처럼 아름답고 달콤한 일들이겠지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마음이 퍼부어지는거라면 그건 차라리 잔혹동화에 가깝다. 



얼마전 사생팬(스타의 사생활 하나 하나까지 쫒아다니면서 괴롭히는 팬)에 폭언을 퍼부은 아이돌 가수가 이슈화 된적이있다. 다소 비뚤어져있고, 어긋난 마음이었지만 분명 그 사생팬들도 사랑하니까...란 이유를 앞에 내세우고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니까, 사랑하니까...는 어떤 일을 해도 다 용서받을수 있는 면죄부가 아니다. 심지어 그 '사랑'의 방향마저도 서로를 향한것이 아닌 일방적인것이지 않은가.

필자의 이런 충고에도 어쩌면 당신은 이렇게 말할것이다.

"이런 대답 말구요. 포기하라는 말 대신 무언가 방법을 알려주세요."

...하지만 대단히 미안하지만 이미 당신과 그녀는 더이상 잘되기는 글렀다. 짝사랑이 서글픈 이유? 결국 상대에게 그 어떤 변화도 주지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변화를 강제한다면 그건 폭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걸 명심하시길 바란다.

지금은 그녀 아니면 죽을것같아도, 그녀 아닌 다른 어떤 사람과도 사랑못할것같아도, 조금만 지나보면 그땐 내가 왜 그런 바보짓을 했을가 하고 후회하게될 날이 분명히 올테니... 더 이상 눈치만 보는 사랑은 그만, 더 이상 강요하는 사랑도 그만, 이제는 당신도 '주고 받는' 사랑의 기쁨을 누려야할 때니까.

 

+자매품: 매맞아도 못헤어지는 그여자, 맞는게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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