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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친하게 지내던 후배 H양에게서 울면서 전화가 왔다. 친구들끼리 열흘간의 배낭 여행을 다녀온다던 남자친구 K군. 별 의심없이 보내줬던 H양이었건만 K군은 같이 여행을 떠난 맴버 중 한 여학생과 그만 눈이 맞아버린것이다. 저번에 같이 만났을때 2년간이나 H양을 짝사랑했었다고 쑥스럽게 말하던 K군의 모습을 기억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건 그렇다치더라도 그는 헤어짐에 있어서 최악의 방법을 택했다. 모든 연락을 아무 말없이 끊어버린것. 그 흔한 헤어지자는 전화 한 통화, 문자 한 통, 메일 한 통 없었다. 그녀의 전화와 문자는 이미 그에겐 스팸 메세지에 불과할 뿐이었다. H양은 그런 그를 만나기위해 그의 학교 앞으로까지 찾아갔지만 새로운 여자친구와 행복하게 웃고있는 K군의 모습을 보곤, 차마 나서지도 못하고 그냥 쓸쓸히 발길을 돌려 돌아왔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술 한잔을 사주며 달래줬다.

 

라이너스: 내가 어떤 말을 하든, 지금으로썬 위로가 안될꺼야. 근데 K의 이별 방식은 정말 아닌거같다. 그래도 좋아했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란게 있어야 할텐데 말이야. 다른 경우라면 그래도 희망을 주고싶지만 지금은 마음을 정리하는게 널 위해서 좋을지도 몰라. 힘내, 더 좋은 사람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니까. 알겠지? ^^

 

그리고 다음날부터 다시 씩씩한건지, 씩씩한척 하려는건지... 어쨌거나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그녀를 보며, 분명 그녀는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사랑을 할꺼란 확신을 보았다. 그리고 나서 한달쯤 지났을때였나? 어느날 밤 그녀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H양: 라이너스 오빠,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어요.

 

라이너스: 응? 무슨 일인데?

 

H양: 사실 얼마전 K군이 제 카스(카카오스토리)에 들렀다간거 같아요.

 

라이너스: 그래? 댓글이라도 남겼니?

 

H양: 제가 올린 사진에 '잘지내는 거지?'란 댓글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놓고 갔네요. 도대체 어쩌라는걸까요? 이제 전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데... 덜렁 이렇게 글을 남겨놓고 가버리면... 이건 도대체 뭘까요? 왜 그러는걸까요? 혹시 그가 제게 다시 돌아오고 싶어하는걸까요?

 


헤어진 연인의 SNS에 다시 방문하는 그의 심리... 대체 왜 그러는걸까? 대체 뭘 위해 그러는걸까? 단지 호기심 때문에?  마음이 다시 돌아왔으니 다시 잘해보자고?

 


그, 이별을 말하다.

 

첫째, 호기심이다. 단지 그녀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다. "무슨 그런 경우가 다있냐? 이미 헤어졌고... 다른 여자까지 생긴거 같은데 도대체 뭐가 궁금한거야?"...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하고 헤어졌는데, 혹시 해선 안될 생각을 하고있는건 아니겠지."란 걱정이 들수도 있는거고, 그래서 그녀의 카톡 사진과 카스의 사진과 글들에서 점차 그녀가 정상적인 일상으로 적응해가는 모습이 보일때 그는 안심한다. "그래, 이제 잘 적응했구나, 더 이상 나에 대한 원망도 없겠구나. 나도 더 걱정안해도 되겠구나." 하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 때문일까.

 

둘째, 연민이다. 새롭게 생긴 여자친구와 행복하지만, 혹은 현재의 혼자가 된 생활에 그럭저럭 만족하지만. 그래도 한때는 좋아했던 사람이고 함께 보냈던 예쁜 추억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에...  술이 들어갔다던지, 마음이 뒤숭숭할때 한번쯤 들려본거다. "나는 행복한데. 너도 잘 살아야지"하는 마음으로... 이별을 선언한 쪽이든, 이별을 받아들이는 쪽이든.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사랑을 바라보는 심정은 모나리자를 차마 완성시키지 못했던 다빈치의 심정과 같은 것일까.

 

셋째, 후회다. 새로운 사랑이 더 나아보여 옮겨갔는데... 가면 갈수록 이전의 그녀와 비교(?)되어 보이는것. 새로운 것에 대한 신선함 못지않게, 이미 알고있는 것들에 대한 편안함과 안락함도 크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헤어졌을땐 단점들로만 보였던 점들이 헤어지고 나선 오히려 새로운 그녀와 비교했을때 미화되어 보이던 것. 사람은 늘 새로운 것에 끌리지만 처음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땐 적응하기 까지는 그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마치 꽉 죄는 새옷을 입었을때의 느낌? 그래서 이전의 편안한 옷에 대한 미련이 남는 것이다.

 

넷째, 다시 돌아오고 싶은 경우. 그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어쩔수 없이 이별을 받아 들인 그녀. 주로 바라는 쪽이 바로 이 케이스일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원하는것만 보고, 원하는 것만 상상하는 동물이다. 이건 네 가지중에 가장 확률적으로 희박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혹시나, 만약에 정말로 다시 돌아오려는거라면... 그런거라면 어쩌죠? 제가 그의 신호를 못받아들이는 거라면? 그래서 또다시 그를 놓쳐버리게 된다면... 그렇다면 어쩌죠?"


이건 경우의 수가 다양하지만, 이별의 방법에 따라 선택의 방향이 다르다. 위의 K군처럼 갑자기 연락을 뚝끊어버린거라면, 그에게 당신은 고작 그 정도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필요없어지면 언제라도 연락을 끊어버릴수 있는... 그리고 딴 사람이 생겨서라면... 제 버릇 남 못준다. 그가 설혹 돌아오더라도, 그는 결국 같은 이유로 당신을 또다시 떠나게 될것이다. 그리고 정말 그가 당신에게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카스에 달랑 한줄의 글을 남겨 알아서 용서해주길 바라는 비겁한 짓을 하지않을 것이다. 최소한 당신에게 달려와 얼굴을 마주보며 진심이 담긴 참회와 사과를 하지않는 한 그 진정성을 다시 한번 의심해보라.

 

 

 

그녀, 이별을 받아들이다.

 

첫째, 호기심이다. 다만 이별을 선언한 쪽의 호기심과 다른 부분은 그는 새로운 차(?)로 갈아탔기에 이전에 타던 차를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감상적인 눈으로 쳐다보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녀는 타던 차에서 내려, 그와 같이 타던 차가 혼자 떠나는 걸 멍하니 바라만보는 차이랄까? 그는 잘 살고 있을까? 혹시 그도 나처럼 힘든걸까? 새로운 여자친구와는 잘사귀고 있을까? 미련인지 호기심, 원망인지 명확하게 구분이 안되는 모호한, 그러나 슬픈 감정들의 집합.

 


둘째, 원망이다. 그의 카스나 카톡 프로필 사진에 여행도 하고, 공부도 하고 친구들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진이라도 보이면 "나는 이렇게 힘든데... 그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듯 지내고 있나." 하는데에 대한 원망감. 또한 그가 딴 여자에게 가버린 거라면, "대체 어떤 잘난 여자길래, 날버렸나."하는 마음에 그의 카스를 이 잡듯이 뒤져본다. 그래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까지 감정정리가 쉽지않다.

 

셋째, 질투다.

 

"미안해. 우리는 성격이 안맞는거 같아."

"나도 잘해보려고 노력 했는데 더 이상은 아니거 같다. 우리 둘을 위해서라도 지금 헤어지는게 맞는거 같아."

"나같은 못된 놈한테는 너같이 착한 여자가 안어울려. 그만 두자."

 

그가 설명한 이별의 이유가 분명 다른 것임에도, 여자의 본능적인 질투심인 딴 여자가 생겨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다. 이미 헤어져 버렸지만, 그래서 이제와서 질투하는거 따위 아무 의미없지만, 그래도 자기에게 거짓말을 한 그가 괴씸하고 얄미워서... 그리고 어쩌면 자기가 싫어져서 떠났다기보단 차라리 딴 여자가 생겼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은근히 깔려있을지도 모른다. 자기가 잘못해서도 아니고, 모자라서도 아니란 묘한 위안감이랄까...

 

넷째, 그리움이다. 그리워서... 보고싶어서... 이별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그와는 달리, 그녀의 마음은 아직까지 정리 안된 상태일수도있다. 혹시라도 그가 다시 돌아와줄까봐. 그의 카스의 글 하나 하나를 유심히 살피고 그의 감정을 읽기위해 노력한다. 혹 그의 프로필이 의미심장한 문구로 바꿔져있으면 "그도 많이 힘들어 하는구나. 그도 나를 그리워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기위해 애쓴다. 미련하다, 정말 미련하다. 하지만 어쩌랴. 이별이란 원래 사람을 그렇게나 미련하게 만들 정도로 힘든 것인것을...

 

 


이상으로 이별을 선언한 쪽과 받아들인 쪽이 서로 다른 이유로 서로의 SNS에 방문하는 경우를 알아보았다. 필자가 감히 조언하고 싶은건 결국 소중한 건 당신이란 것이다. 지나간 과거에 얽매여 슬퍼하고 괴로워하기보단,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지고, 더 아름다워질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란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는거 잘 안다.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은 안된다는 것을... 하지만 마음이 받아들일때까지 머리로라도 자꾸 생각해줘라. 스스로를 위한 세뇌 교육이랄까? ^^; 당신은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멋진 사람이다. 눈물을 닦고 다시 일어나라, 멈춰버린것 같은 당신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해줄 그는 어딘가에 분명히 있기 마련이니까. 당신이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는 그날까지! 라이너스의 연애사용설명서는 계속된다. 쭈욱!

 

+자매품: '쿨하게' 이별을 극복하는 7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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