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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필자가 졸업한 대학 근처에 친구들을 만나러 갔는데 한 가게 앞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들어 있다. 뭐지? 뭐 공짜로 나눠주기라도 하는걸까? 하는 사심어린 기대에 필자도 군중들 틈을 슬쩍 파고들었다. 그런데 세상에, 어떤 건장한 남자가 여자를 마구 때리고 있는게 아닌가. 심지어는 바닥에 쓰러졌는데도 계속해서 때리고있다. 아니, 이 사람들이 이런데도 구경만 하고 있냐. 필자도 딱히 정의에 사도는 아니지만 이러다 사람잡겠다 싶어서 재빨리 끼여들었다.

라이너스: 이봐요.

그남자: 뭐야?

라이너스: 이러시면 안돼죠. 말로 하셔야지 왜 폭력을 쓰고 그러십니까.

그남자: 이 쉑휘 머야. 왜 너도 맞고싶어?


...그러면서 한 대 칠 기세다. 초등학교 때 딴 태권도 1단의 실력으로 그를 무찌르고 싶지만 폭력은 무조건 쌍방과실이란걸 알고있기에 한걸음 물러나 바로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좋은 주먹 놔두고, 힘들게 신고를 해야하는(응?) 이 현실이 서글플 뿐이지만 어쨌거나 국민이 세금을 내는 민중의 지팡이도 할 일이 있어야 하기에 정의의 기운을 담아 번호를 꾹꾹 눌렀다.-_-;

1.1.2.


라이너스: 여보세요? 여기 XX대 앞에 OO라는 돼지국밥집 앞인데요. 어떤 남자가 여자를 마구 두들겨패고 있거든요. 지금 거의 맞아서 죽기 일보 직전이예요. 이러다 살인 날것같아요. 긴급히 출동해주세요.

그렇게 터프하고(?) 기세등등하던 그남자 필자가 신고를 하자 자기도 겁나나보다.

그남자: 이, 이쉑휘! 머하는거야. 너 두고보자!

...하면서 여자친구를 땅바닥에 내팽겨친채로 슬금슬금 도망간다. 사촌형이 이르길 두고보자는 놈 하나도 안무섭다더라. 두들겨 맞고 있던 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냈다.

라이너스: 저기... 괜찮으세요? 뭐 저런 나쁜 녀석이 다있나. 일어나세요.

그러자 그 여자왈,

그여자: 당신이 뭔데 우리 오빠한테 이래라 저래라예요. 왜 남의 일에 끼여드냐고요!! 엉엉엉..ㅠㅠ

...하면서 울음을 터트린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인가^^; 하지만 그녀의 아픈 몸과 마음을 충분히 알기에 대충 사과를 하고 가던 길을 떠났다. 그러고보면 맞고 사는 여자친구, 아내가 많다는건 저 멀리 뉴스속에서만 나오는 일만은 아닌듯하다. 두들겨 맞으면서도 자기의 남자친구를 옹호하던 그녀. 도대체 왜 그녀는 그런 나쁜놈에게서 헤어지지 못하는 걸까? 맞는게 좋아서? 혹은 죽도록(?) 사랑해서? -_-;


1. 괜찮아지겠지 하는 기대감, 그리고 악순환의 시작.
물론 처음부터 상대에게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는걸 알면서 만나는 미련한 사람은 없을것이다. 처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어느 정도 연애가 지속되다보면 감정이 격에 달했을때나 혹은 술을 마셨을때 불거져 나오는 경우가 종종있다. 작게는 폭언이나 욕설로 시작해서, 주위의 물건을 집어던져 파손시킨다던가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다음날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빈다. 사건(?) 당일에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아파서 독하게 마음을 먹었던 그녀도 눈물까지 흘리며 빌고 또 비는 그에게 마음이 약해진다. 그리고 한번만 믿어보마하고 용서해준다. 하지만 그건 악순환의 시작일뿐이다. 한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했던 사람은 다음번에 또 그럴 가능성이 99%다. 그리고 또다시 다음날 눈물을 흘리며 사죄한다. 여자는 헤어져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면서도 상대가 잘못을 알고있고 또 미안하다고 하기에 마음이 약해져 번번히 용서하고 만다. 하지만 40여년 굴곡의 인생끝에 나름의 철학에 도달하셨다는 옆집 아저씨가 말씀하셨다.

개가 똥을 끊지.-_-;


사람의 마음이란 원래 간사하다. 처음에는 무릎꿇고 사죄하던 그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점점 그녀를 우습게 보기 시작한다. 사과하니까 용서해주네, 잘못해도 사과만 하면 되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변하다가 나중에는 니가 잘못해서 내가 결국 화가 났고, 또 폭력을 행사했으니 결국은 니 잘못이다. 니가 사과해라. 그게 사과하는 태도냐. 진심으로 해봐라. 이런식으로 오히려 기세 등등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 필요한 사자성어는? 적반하장.-_-; 


2. 맞는게 좋아서?

"아니, 사람이 달나라에 가고, 우리나라에서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맞고도 계속 사귄단 말이야? 바본가? 아님 정말 맞는게 좋은걸까? 세상에 별 사람이 다있네."

혹은,

"맞을 짓을해서 때리겠지. 바람을 폈다던가."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분들중에 혹여나 그런 생각을 하신다면... 필자를 찾아오길 바란다. 굵은 몽둥이 하나 깎아 놓고 기다리겠다. 몇대만 맞아보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나며 바로 이 생각이 들것이다. 아, 맞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구나, 맞을짓(?)을 해도 때리면 안되겠구나...;

그녀가 그로부터 맞으면서도 그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에 대한 사랑, 애착, 혹은 뒤따라 올지모르는 더 큰 폭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리고 설혹 그녀가 그에게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상대에게 폭력을 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녀가 잘못했다고 때리는 그는, 자기가 잘못하면 자, 날 때려줘, 하면서 몽둥이와 엉덩이를 동시에 들이밀기라도 한단 말인가. 합리화시키려 하지마라. 아닌건 아닌거다.


3. 그의 상처까지 감싸주고싶다고?
인터넷 상담에서 이런 글을 본적이 있다.

폭력적인 남친을 온순하게 만드는법은 없나요?

남자친구가 술을 마시거나 감정적으로 폭발하면 제게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럴땐 정말 밉지만 다음날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합니다. 그는 제게 말합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 그런걸보며 나는 그러지말아야지. 행복하게 살아야지 했는데. 이러는 내가 미워.그럴때면 정말 도저히 감정을 컨트롤 못하겠어. 널 정말 사랑하는데... 이런 날 고쳐줄수 없겠니?"

저는 그런 그를 이해할수 있을것만 같아요. 제게도 아픈 상처가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남자친구 자존심을 먼저 건드린것도 맞구요.
그남자 힘들게 살았고, 거칠게 살아서 고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사랑하기에... 제가 해보고 싶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헛된 꿈을 버리시라고 전해드리고싶다. 지금 가끔씩 TV에 나오곤 하는 매맞는 아내들의 대부분은 연애 시절부터 위의 상담자분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맞는 애인 -> 맞는 아내로 버젼업이 있을뿐이다.-_-;

그리고 남자의 말을 찬찬히 뜯어보면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과거의 환경탓으로만 돌리고있다. 나는 이러이러한 상처가 있어서 그렇게 행동했고, 그래서 내 잘못만은 아니다.  그럼 누구 잘못인데? 바보같이 그런 남자 만나서 사랑한 그녀의 잘못인가? 그리고 분노를 스스로 통제할수없다고 주장하는데 사람이 동물이란 다른점이 뭔데? 바로 이성을 가졌다는 거다. 그는 결국 분노를 다스리지않기로 타협한것이다. 분노를 폭력이란 형태로 마구 표현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여자친구보다 자신에게 보다 편한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 당신의 시커멓게 썩어들어가는 가슴은 어쩔건데? 당신의 그의 어머니가 아니다. 자식은 버릴수 없지만, 그런 남친이라면 버려도된다. 그런 몹쓸 놈을 위해 희생하지말고 당신의 행복할 권리를 찾으라는 거다. 당신도 이 세상 그누구보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


4. 헤어지자고 하니 같이 죽쟤요.;


잠깐의 폭력과 협박이 무서워서 참고 살다보면, 그녀의 미래는 결국 매맞는 아내다. 보복당할까봐 무섭고 두렵겠지만, 그게 평생 맞고 사는거보단 낫다. 그리고 그 아픔을 미래에 낳게될 자식에게까지 대물림하고 싶은가? 이 부분에 관해선 헤어지는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봤으나 필자 역시 이 부분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리고 역시 당사자가 아닌 이상 일반화 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따라서 그런 당신에게 이곳을 추천한다. 물론 매맞는 남친도 상담가능하다. 부끄러워말고 노크 바란다.

한국여성상담센터
http://www.iffeminist.or.kr/
한국여성의전화연합
http://www.hotline.or.kr/

바로 위의 여자의 독백은 실제 필자의 친구의 고백을 허락받고 각색한 부분이다. 그녀는 필자의 조언으로 여성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헤어지면 가만 안있겠다는; 몹쓸 남자친구와 잘(?) 헤어진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정상적인(?) 남자친구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고있다. 그나저나 시집은 언제 갈꺼냐. 니 나이도 이제 서른이다...ㅋ

남자의 경우만 나열하긴 했지만 사실 맞고 사는 남친, 남편도 은근히 있는걸로 안다. 사랑하기에 참거나, 그래도 내가 남자인데 쪽팔려서 어떻게 말해, 하고 말이다. 그러나 화가 나면 성질을 다스리지 못하고 남자의 얼굴에 오선지를 그어놓는 여친의 폭력 때문에 얼마 전 결혼 청첩장 인쇄까지 해놓고 파토 난 커플도 있다. 남자든 여자든 폭력은 나쁜거다. 꼬집고, 할퀴고... 여자가 때리면 얼마나 아프겠냐고? 이 역시 필자를 찾아오길 바란다. 특별히 손톱을 길게 기르고 기다리도록 하겠다. 한번 긁혀보면 억,소리가 절로 나올것이다.(근데 내가 이런 짓까지 해야하나.-_-;)

폭력은 나쁜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로 폭력을 자행하고, 또 그걸 묵인해준다면 더 큰 폭력을 만들어낼 뿐이다. 필자의 경우 왠만해서는 문제가 있는 커플이라도 헤어지지말고 대화로써 잘 풀어보라고 권하는 편이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반복해서 폭력을 행하는 그(그녀)는 이미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넌 사람이다.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참고 지내지마라, 그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랑하니까, 그가 불쌍해서...라고 망설이지마라. 정작 불쌍한 건 당신이다. 당신의 그런 착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그에겐 없다. 나쁜 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말고 당신의 행복할 권리를 찾아라. 이 세상에는 당신의 그 아름다운 사랑을 보다 감사히 받아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힘내라! 그리고 다시 일어서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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