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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이 나왔다. 필자의 직장은 통영이지만 집은 부산 해운대이기에 평일날 부산으로 올라와 예비군복으로 변신하고; 집결지인 우1동 동사무소로 향했다.

우1동 관할내에는 장산의 한 줄기인 간비오산 봉수대가 위치한다. 봉수대위로 올라가면 시내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산 능선을 타고 침투하는 적을 쉽게 식별할수있다고해서 예비군 작전상의 중요 거점으로 지정되어있다. 뭐 어쨌거나 간비오산으로 올라가기위해선 우1동 골목길을 지나가야한다. 해운대하면, 번화하고 화려한 곳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절반은 해운대 바닷가와 동백섬, 고층빌딩들의 화려한 모습이고 절반은 빌라촌, 지은지 오래된 일반 주택가가 있는 평범한 모습이 공존한다.


어쨌거나 우리 대열은 우1동 주택가를 걸어서 통과했다.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서일까 개조심이라고 붙어있는 문이라던가, 쓰레기나 문앞방뇨하는 사람을 막기위해 CCTV설치라는 문구가 적힌 문 등을 보며 실소를 터트리는데.... 멀리서 빛에 반사되는 무언가가보인다. 음? 저게 뭐지?

가까이 다가가보자 집 담벼락에 '양심'이라고 흰색 글씨로 쓰인 거울이 붙어있다. 위에는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안내란 해운대구청에서 나온 푯말이 같이 붙어있다. 얼마나 이곳에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많이 하면 저렇게씩이나 해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반면 이곳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러 왔다가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받아 쓰레기를 도로 가지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에 슬며시 웃음도 나왔다. 쓰레기를 버리고 가면 벌금 얼마니, 법적으로 고소를 하겠느니, 심지어는 두고보자느니;하는 멘트보다 훨씬 부드럽고 센스있지않은가? 그러고 보니 저 양심거울은 이곳뿐만 아니라 이곳으로 올라오는 곳곳에 붙어있었던거 같다.  하.지.만...

그 거울 아래를 내려다보니 역시나 몰래 갖다버린듯한 쓰래기가 널부러져있다. 봉지에 싸져있으니 무단투기는 아닐꺼라고? 저 봉지는 쓰레기 봉투가 아닌 일반 봉투다.;; 마음씨좋고 센스있는 주민의 귀여운 경고(?)는 이렇게 무시되어져 버렸다.


밤중에 남의 집 앞으로 몰래 와 쓰레기를 버릴때... 거울에 비춰진 쓰레기를 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있을까. 아님 양심거울? 웃기고있네.. 이렇게 생각할까... 주민들의 센스있는 경고문에 슬며시 웃음이 나오다가도 쓰레기뿐만이 아닌 양심까지 같이 내다 버리는 사람들 생각에 입맛이 썼다. 여러분, 쓰레기봉투 몇백원에 양심을 팔지 말자구요.^^

공감가신다면 추천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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